“‘똑똑한 소비자(smart consumer)’를 공략하라.”

겨울 상품 대전(大戰)을 눈앞에 두고 있는 유통업계에 최근 부는 소비자 마케팅 전략이다. 제품 정보를 충분히 모은 뒤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스마트형 소비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을 앞세워 눈길을 끄는 기업부터 메가히트 상품으로 소비자 신뢰를 끌어내는 기업까지. 똑똑한 소비자를 매장 앞으로 끌어내는 업체들의 전략도 가지각색이다.
지름신 피한 알뜰족…'가성비 끝판왕'엔 지갑 열었다
가성비로 승부

이마트 PB 의류 브랜드 ‘데이즈’
이마트 PB 의류 브랜드 ‘데이즈’
이마트의 패션 자체상표(PB) 브랜드인 ‘데이즈(DAIZ)’는 지난해 매출 4500억원을 기록했다. 6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마트는 2010년 자체 패션 브랜드를 아예 데이즈로 통합했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데이즈는 기존 이마트 매장을 유통 창구로 활용하므로 별도 오프라인 매장을 낼 필요가 없는 데다 PB 상품으로 출시하면서 경쟁사보다 가격을 대폭 낮추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홈플러스도 PB 패션 브랜드 ‘F2F’를 올겨울 가성비 패션의 대명사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홈플러스는 기존 패션 브랜드인 폴로렌스앤프레드(Florence&Fred)를 지난해 F2F로 바꿨다. 남성 슈트를 10만원 이하 가격에 판매하면서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올겨울을 대비해 여성복과 아동복을 중심으로 신상품 300여종을 출시했다. 기본에 충실한 의류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의 소재로 옷을 제작해 소비자 부담을 대폭 낮췄다는 게 홈플러스의 얘기다.

‘얇고 가볍고 따뜻한 옷’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유니클로의 히트텍. 유니클로는 히트텍 한국 출시 10년을 기념해 캐미솔, 반팔, 긴팔 및 터틀넥 등 상의와 레깅스 디자인 하의 상품 등 히트텍 이너웨어를 1만2900원에 판매한다. 히트텍 한국 출시 이후 가장 싼 가격이다.

베스트셀러 상품으로 소비자 신뢰 얻어

롯데제과 빼빼로
롯데제과 빼빼로
식품업체들은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오뚜기는 진짬뽕 출시 1년을 기념해 다양한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많은 소비자에게 선택받은 만큼 이벤트를 통해 그 혜택을 소비자에게 다시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오뚜기가 내놓은 진짬뽕은 지난겨울 라면업계 최대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출시 50여일 만에 1000만개를 돌파했고, 173일 만에 1억개가 팔렸다. 1년간 누적 판매량은 1억7000만개에 이른다.

롯데제과는 올해로 20년째를 맞은 ‘빼빼로데이’를 소비자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빼빼로데이가 단순히 빼빼로를 구매하는 날이 아니라 1년에 한 번 주변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날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는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주요 수출 지역인 중화권과 동남아시아, 미국, 러시아 등에서 판촉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벤트와 캠퍼스 행사를 열어 올해 5000만달러어치 이상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농심은 ‘혼밥족(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을 공략하고 있다. 혼밥족이 먹기 어려운 음식 메뉴 중 하나가 부대찌개인 점에 착안했다. 대부분 식당에서 부대찌개는 최소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농심은 지난 8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을 내놨다. 2011년 국내 판매를 중단한 ‘보글보글찌개면’을 대폭 업그레이드해 선보인 제품이다. 출시 이후 석 달 만에 매출 250억원을 돌파했다.

유명 연예인과 협업으로 인지도 높여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는 뮤지션 지드래곤과 협업 상품을 출시했다. 지드래곤은 국내를 넘어 중국, 일본, 미국 등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이돌 가수다. 에잇세컨즈는 지난 8월 지드래곤과 모델 계약을 맺고 협업 라인 ‘에잇 바이 지드래곤’ 등을 선보였다. 에잇세컨즈는 이번에 지드래곤이 디자인한 스트라이프(줄무늬) 패턴과 드래곤 자수 등을 활용해 코트, 배기 팬츠 등의 제품을 내놓았다. 제품마다 타투, 자수 등을 새겨 지드래곤의 개성을 살렸다. 정창근 에잇세컨즈 상품담당 상무는 “지드래곤 효과로 브랜드 인지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