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육성 위해 맞춤형 정책·금융지원 필요"

산업은행이 내년부터 유망기업 200곳을 선정해 2조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중견기업 육성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산업은행 김건열 부행장은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경제 중추,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협력방안 세미나'에서 이와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실과 금융위원회가 주최하고 산업은행·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주관한 이날 세미나에서 김 부행장은 산업은행에서 올해 23조원의 자금을 중견기업에 배정해 9월 말까지 17조3천억원을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28개 기관에서 145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나 산발적인 수준이라 협력체계를 도입해 시너지를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미나 발제를 맡은 홍재근 중소기업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을 졸업할 때 100여개에 이르는 정책적·제도적 불이익으로 '피터팬 증후군'이 발생해 성장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나누는 이분법적 지원·규제 제도를 개선하고 잠재력 있는 기업의 특성에 맞는 정책과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아 중견기업연구원 박사는 경제성장을 이끈 대기업 중심의 낙수경제 구조가 한계에 부딪혀 오히려 중소·중견기업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며 하도급 거래구조의 개선과 대기업 전속성 탈피 등 기업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패널 토론에서는 "중견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해 제도적 장벽을 없애야 하고, 기업들도 연구개발(R&D) 투자와 해외진출, 인수합병(M&A) 등으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진복 위원장은 "중소→중견→대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경로의 중심축인 중견기업의 육성에 국가적 관심이 적었다"며 "기업의 혁신 노력과 더불어 이를 지원할 사회적 인프라 조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정부도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산업은행을 통해 중견기업의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