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이후 두 번째…베스트셀링카는 아반떼·포터 2파전

올해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이 침체를 겪으면서 10만대 이상 팔린 히트 모델이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2013년 이후 3년 만의 일이고, 2005년 이후로는 두 번째다.

경기침체와 현대차 파업이 주된 영향으로 보인다.

7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현대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로 총 7만8천253대가 판매됐다.

이어 '서민의 발'로 불리는 현대차 포터가 올해 1~10월에 총 7만8천115대가 판매돼 근소한 차이로 선두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작년까지 2년 연속 판매 1위에 올랐던 현대차의 쏘나타는 총 6만9천39대가 판매돼 3위에 머물러 있고, 4위는 기아차 쏘렌토(6만7천60대), 5위는 한국지엠 스파크(6만4천423대)이다.

3위부터는 1~2위와 격차가 큰 편이라 올해 베스트셀링카는 아반떼와 포터의 '2파전' 양상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두 차종 모두 연말까지 10만대 이상 판매되기는 힘에 부친 상황이다.

아반떼와 포터 모두 두 달간 2만 대 이상 판매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해 10만대 이상 판매되는 모델의 맥이 끊길 것이 확실시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은 국내 최고 인기 자동차로 평가받기도 하지만, 볼륨카로서 해당 업체의 전체 판매를 견인하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면서 "해마다 베스트셀링카 1위를 놓치지 않던 현대차의 실적이 올해 유난히 부진한 것과 '10만대 클럽' 차량 실종이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10만대 클럽' 자동차는 2000년대 들어 꾸준히 배출됐다.

2003년과 2004년, 2013년 단 세 차례만 없었다.

특히 쏘나타는 2000~2015년 사이 무려 13번이나 '10만대 클럽'에 올랐다.

아반떼도 처음 베스트셀링카 1위에 올랐던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6차례나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세단 차종인 아반떼, 쏘나타를 비롯해 3~4개 모델이 한꺼번에 '10만대 클럽'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에는 쏘나타와 아반떼 등 2개 차종이 10만대 클럽에 올랐다.

올해 10만대 판매 기록의 맥이 끊긴 이유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절벽과 현대차 노조의 장기 파업, 모델 노후화 등의 영향이 맞물린 탓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시장의 판매량은 올해 10월까지 작년보다 2.1% 줄어든 710만6천995대를 기록했다.

올해 6월 말 한시적으로 적용돼 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서, 수요를 앞당겨 쓴 만큼 하반기 내수부진이 더욱 심해진 측면이 있다.

이와 함께, 역대 처음으로 '포터'가 베스트셀링카 유력 후보에 오른 자체가 '불황'임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가 올해 파업 기간 총 14만2천여대의 생산 차질을 빚으며, 적기에 차량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것이 10만대 판매 차종이 사라진 주된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