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연내 타결 못하면 퇴직자 임금손실·유동성 악화·정부 제재 불가피"

현대중공업 노사의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7개월째를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이달 초까지 52차례 교섭했으나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협상 지연에 따른 2차, 3차 피해가 우려된다"며 올해 안에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회사는 7일 유인물을 통해 "임단협을 마무리 하자"고 노조에 공개 요청하면서 "연내 마무리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올해 타결하지 못할 경우 우려되는 피해로 회사는 먼저 정년퇴직자 644명의 임금손실을 꼽았다.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적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는 "임단협 연내 타결이 불투명해 정년퇴직자들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일생을 헌신한 선배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상 타결에)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는 그러나 "임단협이 해를 넘기면 올해 퇴직자들에게 인상분을 소급 적용할 수 없는 것이 회사의 확고한 방침이고, 법적 의무"라고 강조했다.

회사는 또 유동성이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현대중은 지난 5월 주채권 은행인 KEB하나은행에 인력 감축과 비핵심 자산 매각, 사업 조정 등으로 3조5천억원을 마련한다는 자구안을 냈다.

그러나 회사는 "고통분담을 외면하는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자구노력의 빛이 바랬다"며 "회사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주채권은행이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 유동성이 더 악화해 급여 지급을 걱정할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부 제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조선 3사의 직영 인력 규모를 32% 감축하고, 도크 수도 23%가량 줄이는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조선업계의 자구노력이 미흡하면 정부가 직접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하겠다는 의미라고 회사는 풀이했다.

회사는 이에 따라 유휴 도크 가동 중단과 사업 분리 등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자구노력도 때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며 "노조가 파국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열린 마음으로 교섭 마무리에 나서는 것은 물론, 벼랑 끝에 선 회사 현실을 인정하고 고통을 나눠야 한다"고 당부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