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터넷회사 구글이 유럽연합(EU)의 반독점 공세에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했다. 구글은 지난 6년간 이어온 EU와의 분쟁에서 합의를 끌어내는 데 주력했지만 더 이상 협상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최대 수십억달러의 벌금과 함께 영업제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진 데다 미국 정부의 지원사격도 공세적 태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구글이 가격비교 쇼핑과 검색 광고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경쟁을 침해했다는 EU의 기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글은 100장 분량의 반론문에서 “EU의 규제 근거는 불충분하고 사실과 다르며 법적·경제적으로 틀린 내용”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U가 구글을 기소한 이유는 유럽 검색엔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이 자사 쇼핑서비스를 경쟁회사보다 잘 보이게 배치해 공정성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구글의 검색 광고 프로그램 애드센스에 특혜를 줬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구글은 EU가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너무 협소하게 정의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아마존, 이베이 등과 전자상거래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구글은 지배적 사업자가 될 수 없다는 논리다. 만약 구글이 EU에 패소하면 지난해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내야 할 수 있다. 지난해 구글 매출은 745억달러다.

구글은 온라인쇼핑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 쓰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관련해서도 EU의 공격을 받고 있다. 삼성 갤럭시 등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스마트폰에 구글 앱(응용프로그램)이 미리 설치된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구글은 다음주 이와 관련해서도 반박문을 낼 계획이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