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시스템 최대 뇌관은 1250조 육박 가계부채"
금융전문가 10명 중 3명은 한국 금융시스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1250조원에 육박한 가계부채를 지목했다. 금융시스템이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올초보다 커졌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전문가 78명 대상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0%는 금융시스템에 가장 위협이 되는 요인으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조사는 국내 금융회사 경영전략·리스크 담당 부서장 66명, 해외 금융회사 한국 투자 담당자 12명 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다음으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응답자의 14%)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취약 업종에 대한 기업 구조조정(12%),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10%),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6%)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시스템의 주요 위험 요인을 복수(5개)로 응답한 조사에서도 가계부채가 가장 많이 거론됐다. 응답자의 70%가 가계부채를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어 저성장·저물가 기조의 고착화(51%), 미국의 금리 인상(51%), 중국의 경기 둔화(48%) 등의 순이었다.

지난 4월 조사보다 가계부채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지난 조사에서 가계부채를 위험 요인으로 꼽은 응답 비중은 54%(복수응답 기준)로 6개월 사이 16%포인트 올랐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4월보다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1%는 ‘높다’고 응답했고, 13%는 ‘낮다’고 했다. ‘높다’고 답한 응답 비중은 지난 조사 때(33%)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1년 이내 금융시장에 단기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답한 비중은 49%에서 44%로 떨어진 데 비해 ‘높다’는 응답 비중은 15%에서 23%로 높아졌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