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입점 확약" vs 루이뷔통 공급업체 "그럴 권한 없다"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이 다음 달로 다가오면서 후보 기업들의 물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참여 업체들이 면세점 운영이나 상생과 관련된 계획과 전략들을 발표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가운데, 명품 브랜드 유치를 둘러싸고 과장 홍보 논란이 이는 등 과열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면세점에 루이뷔통과 디오르, 펜디 등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브랜드를 공급하는 부루벨코리아㈜와 '특허 취득 조건부 입점협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현대백화점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현대면세점이 특허를 획득할 경우 루이뷔통 등 부루벨코리아가 취급하고 있는 면세점 글로벌 명품 브랜드의 입점을 확약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협약 상대방인 부루벨코리아는 현대백화점의 발표 내용을 부인했다.

취급 브랜드의 입점을 현대백화점에 추천하겠다는 의향서(LOI)를 체결했지만, 입점 확약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부루벨코리아는 현대를 제외한 10여 개 국내 면세점에 공문을 보내 현대백화점과의 협약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부루벨코리아는 "어떠한 방식으로도 해당 브랜드를 대신해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으며 입점과 관련해서는 오직 해당 브랜드에서 결정할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말 당국의 신규 면세점 허가가 나기 전까지 부루벨코리아는 현대백화점과 어떠한 커뮤니케이션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준영 현대백화점 홍보부장은 "명품 브랜드 입점 절차상 부루벨코리아가 브랜드 입점 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다만 현대면세점이 부루벨코리아와 맺은 협약에는 특허를 취득하면 취급 브랜드의 입점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획득을 위해 롯데면세점,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HDC신라면세점, 신세계디에프 등이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대백화점은 유일하게 현재 면세점사업을 하지 않고 있는 후발주자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대형버스 주차장 459면 확보, 강남지역 관광 발전에 5년간 300억 투자 등을 제시하며 가장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번 루이뷔통 입점 확약 건은 너무 앞서나갔다는 비판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사업자가 LOI를 체결하지만, 실제로 해당 브랜드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본사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까다로운 계약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업체들도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노동조합은 지난 1일 노동청 등 3개 기관에 여성 노동자의 실직을 막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며 월드타워점의 사업권 재발급을 호소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세계 면세사업자 순위에서 2년 연속 3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간발의 차로 2위를 추격하고 있지만 월드타워점 특허 획득에 실패하면 4위 추락할 수도 있다며 특허 재취득 의지를 밝혔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한류 콘서트에 외국인 2만5천여 명 등 총 10만 명을 불러모으며 관광객 유치 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그 외 워커힐면세점 특허 회복에 나선 SK네트웍스는 1천200억 원을 투자해 연면적 약 4만㎡ 규모의 '워커힐 리조트 스파'를 2년 이내에 완공한다는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센트럴시티를 신세계의 역량을 모은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로 조성해 스타필드 하남과 삼성동 코엑스몰을 잇는 '강남권 벨트'를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HDC신라면세점은 '밀레니얼 세대'를 주 고객으로 설정하고 최신 IT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콘셉트의 면세점을 만들겠다는 계획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