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존슨앤드존슨 구강케어 브랜드 ‘리치’ 사업권을 인수했다. 존슨앤드존슨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6개국에서 리치 브랜드를 운영했다.

LG생활건강은 이번 인수를 통해 이들 지역에서 리치 브랜드 상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게 됐다. 리치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 뒤 판매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기존 리치가 맺은 생산계약을 이어받을 계획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는 구강케어업체 닥터프레시가 리치 사업권을 갖고 있다.
LG생활건강, 45조 구강케어시장 노린다
◆구강케어 시장 年 5%씩 성장

이번 리치 인수는 떠오르는 구강케어 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LG생활건강은 설명했다. 생활용품 사업의 미래 먹거리가 구강케어 시장에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평균 수명이 연장되면서 구강 관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전에는 대중적이지 않았던 프리미엄 칫솔, 치실 등 제품도 앞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2015년 세계 구강케어 시장은 403억달러(약 45조원) 규모다. 지난 5년간 평균 5%씩 성장해왔다. 특히 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서 구강케어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LG생활건강은 리치가 그동안 진출하지 않았던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리치 브랜드로 프리미엄 칫솔과 치약, 치실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본에서 치실 브랜드 1위

LG생활건강, 45조 구강케어시장 노린다
리치는 미국 화학회사 듀폰이 1976년 출시한 구강케어 브랜드다. 칫솔과 치실, 구강청결제를 주력으로 판매해왔다. 칫솔 손잡이는 굽어 있고 칫솔 목부분은 길게 디자인해 다른 제품과 차별화했다. 손잡이를 잡기 편하고 이를 닦을 때도 편리해 인기를 끌었다.

존슨앤드존슨은 이 브랜드를 1977년 인수했다. 호주, 일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면서 리치는 브랜드 마스코트인 ‘미스터 리치’ 캐릭터를 내세웠다. 이 캐릭터는 지금도 광고에 등장하고 있다. 리치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 21개국에 구강케어 관련 상표권 및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치실 분야 1위 브랜드로 시장점유율 53%를 차지하고 있다.

◆차석용의 M&A 재시동

이번 인수도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차 대표는 2005년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뒤 굵직한 M&A를 성공시키며 회사 몸집을 불렸다. 그가 취임한 뒤 LG생활건강은 11년 연속 매출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사업부와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거나 포트폴리오에 빈틈이 있는 분야의 회사를 인수해 사업을 다각화했다.

2007년 코카콜라음료를 3521억원에 인수해 음료 사업을 확장하고 2010년 더페이스샵을 3889억원에 인수하며 화장품 로드숍 시장에 뛰어든 게 대표적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