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이 애플 맥북을 사려면 영국 내에서 사는 것보다 왕복 비행기 티켓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캐나다에 가서 사오는 게 더 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애플이 파운드화 가치 급락을 가격에 전가하면서 제품가격을 최대 500파운드(약 70만원) 인상했기 때문이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유럽연합(EU) 탈퇴 결정 이후 파운드당 1.48달러에서 1.21달러로 18.2% 추락했다.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7일 영국 전역에서 새 맥북 프로를 내놓으면서 컴퓨터 제품가격을 일제히 인상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2개월 내에 두 번째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 IT기업이 파운드화 가치를 얼마나 제품가격에 반영하는지 드러낸다고 FT는 지적했다.

맥프로의 기본가격은 2천499파운드(348만원)에서 2천999파운드(418만원)로 인상됐다.

캐나다에서는 같은 제품이 3천499캐나다달러(298만원)로 영국보다 800파운드 이상 싸다.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이 2천999달러(343만원)다.

현재 캐나다 저가항공 웨스트젯을 이용한다면 런던에서 토론토까지 349파운드가 든다.

이에 따라 영국인이 맥북 프로를 영국에서 사기보다는 왕복 항공권을 끊어 캐나다에 가서 사오는 게 돈을 아끼는 방법이 되는 셈이다.

5K 디스플레이 아이맥의 가격은 1천449파운드에서 1천749파운드로 올랐다.

아이맥 4K 디스플레이 모델은 1천119파운드에서 1천449파운드로 인상됐다.

앞서 애플은 지난 9월 영국에서 아이폰7과 애플워치를 내놓으면서 아이패드와 부속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애플 대변인은 "애플은 환율변동과 현지 수출 관련 법규, 사업 관행, 세금, 사업비용 등을 고려해 제품가격을 정한다"면서 "이 요소들은 지역별로, 시기별로 다르며 국외 가격이 미국 소매가격과 항상 같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애플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와 델도 영국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주르 클라우드 서비스 가격을 연초대비 20% 이상 올릴 계획이며, 오피스 소프트웨어 가격은 13% 인상한다.

델도 제품가격을 10%가량 인상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