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ING생명본사·CJ센터 등 매각에 부동산 운용사 10여곳 입찰
싱가포르계 자산운용사 ARA가 매물로 내놓은 서울 중구 ING생명 본사(사진)와 CJ센터 등 3개 오피스 빌딩 입찰에 10여개 부동산 자산운용사가 뛰어들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ARA 측이 최근 순화동 ING센터, 쌍림동 CJ센터(스마트플렉스)와 영등포구 양평동 YP센터에 대해 입찰 제안을 받은 결과 이지스자산운용, JR투자운용, KB부동산신탁 등 10여개 부동산 신탁사·운용사가 제안서를 냈다. 일부 업체는 3개 빌딩을 통째로 매입하겠다고 제안했고, 일부는 특정 건물만 사겠다고 했다.

운용사들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건물은 ING센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ING생명이 장기 임차하고 있는 건물로 연면적 3만4000㎡, 지하 6층~지상 16층 규모다. 매각가는 2000억원대 중반으로 예상되고 있다. CJ 본사가 입주해 있는 스마트플렉스 CJ센터는 8만㎡,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의 대형 빌딩이다. YP센터는 2만1500㎡, 지하 4층~지상 10층 규모 중형 빌딩이다. 각각 4000억원대, 1000억원대로 평가되고 있다.

ING센터와 CJ센터의 매각가격은 ING, CJ 등 주요 임차인과의 임차 기간이 연장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ING생명은 사옥을 이전하면 금융 전산망을 새로 깔아야 해 이전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CJ센터도 제일제당 푸드빌 등 주요 계열사가 함께 있어 한꺼번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P센터는 중견기업의 사옥 또는 콜센터 용도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ARA 측은 국민연금 등에서 투자받은 ARA-NPS 1호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를 통해 ING센터와 영등포 YP센터를 사들였다. 2호 리츠에는 CJ센터가 담겨 있었다. 내년 초 1호 리츠의 만기를 앞두고 이번에 세 빌딩을 한꺼번에 매물로 내놨다.

일각에선 ARA 측이 빌딩을 재매입하려는 계획을 세운 탓에 기존 예상보다 흥행이 부진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ARA 측은 한국 내 보유 부동산을 1개 리츠에 모두 담아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계 부동산 투자회사인 ARA는 아시아 최고 거부인 리카싱 회장의 청쿵그룹 산하 자산관리회사로 운용자산이 20조원을 넘는다.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알파리움타워의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된 바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