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를 올리기 위해 산유국이 모여 원유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非)OPEC 산유국 대표들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지난 28일부터 이틀간 마라톤 회의를 열었지만 이란, 이라크 등의 반대로 이행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번 회동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국가와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오만 등 비OPEC 산유국이 참석했다. 지난 9월 OPEC에서 결정한 감산 목표를 구체화하고 비OPEC 산유국의 동참을 유도하기 위한 자리였다.

당시 OPEC은 알제리에서 에너지 포럼을 열고 9월 기준 하루 3340만배럴인 산유량을 1~2% 줄인 하루 3250만~3300만배럴 수준으로 결정했다. 국가별 감산 쿼터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달 30일 OPEC 정례회의에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란은 오랜 경제제재로 석유 생산이 크게 위축돼 하루 420만배럴에 이를 때까지 생산을 줄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이라크는 ‘이슬람국가(IS)’와 전쟁 중인 특수한 상황을 제시하며 감산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가 생산량을 더 많이 줄여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러시아는 OPEC 국가 간 의견일치가 우선돼야 한다며 생산량 감축보다는 동결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마르치오 펠릭스 브라질 석유장관은 회의 뒤 “OPEC 국가들끼리 감산 규모에 대한 합의조차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이번 회동에 참석한 산유국 대표들은 다음달 OPEC 정례회의에 앞서 26일 정상회의를 열고 산유량 감축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산유국 회동이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우려가 미리 반영되면서 지난 2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12월물 가격은 전날 대비 2.05% 내린 배럴당 48.70달러로 마감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