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실업률로 고전하고 있는 스페인의 실업률이 20% 밑으로 떨어지며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국립통계청(INE)은 지난 3분기 실업률이 전분기보다 1.1%포인트 하락한 18.9%로 나타났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2009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블룸버그 예상치인 19.3%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20%를 밑돈 것은 6년 만에 처음이다. 3분기 실업자 수는 432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 줄었다.

스페인 실업률은 2013년 사상 최고치인 26.1%를 찍은 뒤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20%로 전분기보다 1%포인트 하락했고, 3분기에도 실업률 감소 추세가 이어졌다.

3분기 일자리 수 증가는 서비스부문이 이끌었다. INE는 서비스 분야에서 17만8700개 일자리가 생기면서 고용시장 회복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외신은 올여름 지중해를 찾는 관광객 증가로 호텔과 레스토랑 등에서 일시적인 고용 수요가 늘었다고 전했다.

실업률이 떨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와 함께 ‘피그스(PIIGS)’라 불리며 유럽 경제를 끌어내렸던 스페인 경제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스페인 경제성장률은 2014년 1.4%보다 오른 3.2%였다.

외신은 고용과 해고가 쉽도록 2012년 단행한 노동개혁이 노동시장 회복을 도왔다고 분석했다. 당시 스페인 정부는 기업의 해고 조건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기업 매출이 3분기 연속 감소하면 정규직 노동자의 정리해고가 가능하도록 했다. 정리해고를 하면 정부에서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한 규제도 없앴다. 노동개혁으로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늘기 시작했다. 특히 혜택을 본 건 자동차산업이다. 투자가 증가하고 고용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노동개혁을 주도한 중도우파 국민당(PP) 정부가 10개월간 이어진 무정부 상태를 끝내고 재집권함에 따라 스페인 경제 회복세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