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법인카드 사용액 줄었지만, 음식점·백화점 등 늘어

지난 3분기 세금·공과금 납부와 구매 전용 카드(기업간 물품 결제 전용 카드) 사용액을 제외한 순수 법인카드 사용액이 줄었음에도 일반 음식점과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서의 법인카드 사용액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체에서 각종 접대와 선물 구매 등을 앞당겨 쓴 것으로 보인다.

27일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공과금 납부를 제외한 순수 법인카드 승인금액은 27조6천600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28조1천700억원) 보다 5천100억원(1.81%) 줄어든 수치다.

그러나 일반 음식점에서 사용액은 4조1천2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9천100억원) 대비 2천100억원(5.37%) 증가했다.

또 인터넷 상거래는 2조300억원으로 2천500억원(14.04%) 늘었고, 백화점에서 사용액은 5천600억원으로 400억원(7.69%) 증가했다.

대형할인점에서 사용액도 8천300억원으로 200억원(2.47%) 늘었다.

다만 골프장에서 법인카드 사용액은 4천5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천600억원) 보다 100억원(2.17%) 가량 감소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법인카드 사용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특정 업종에서만 사용액이 늘어난 것은 지난달 28일 시행된 청탁금지법 시행 전에 기업체에서 청탁금지법 대상자인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 등 관련자들을 최대한 많이 접대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 기업체 대관 업무 담당자는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당분간은 공무원을 만나기 어려울 것 같아 시행 전에 최대한 많이 만나려 했다"며 "지난 추석에도 마지막 선물이라고 생각해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돌린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이번 달 법인카드 사용액은 다소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음식점 등에서는 법인카드 사용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체적인 법인카드 사용액을 기준으로 보면 청탁금지법 영향 정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