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수주절벽’에도 3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설비와 인건비 감축 등 비용 절감에 따른 흑자로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전 분기 대비 10.3% 감소한 8조8391억원, 영업이익은 42.2% 줄어든 3218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건조 물량 감소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은 하락했으나 2014년 하반기부터 펼쳐온 경영합리화 노력으로 조선과 해양부문에서 수익을 냈다”며 “영업이익 감소는 자회사 현대오일뱅크 실적 부진의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부문에서 수익성이 양호한 선박의 건조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14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해양부문도 야드 과밀화 해소로 공정이 안정되면서 2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조선과 해양부문에서는 ‘수주가뭄’에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년 선제적으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들어가면서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각종 설비와 자산을 매각하는 등 비용을 줄여온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진기계, 건설장비, 전기전자시스템 등 비조선사업부문 역시 재료비 절감과 생산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현대중공업이 지분 91.38%를 보유한 자회사 현대오일뱅크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폭이 크게 줄었다.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은 1230억원으로 2분기(3200억원)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