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이른바 ‘빅2’가 올해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현대차는 올 3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 가까이 급감한 1조68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전 분기를 통틀어 가장 작은 규모다.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5조2000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떨어졌다. 국내 경제를 떠받쳐온 두 대표 기업마저 글로벌 경기침체와 품질 논란, 노동조합 파업 등으로 실적 악화에 허덕이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차 3분기 매출 5.7% 추락

'빅2' 마저…현대자동차·삼성전자 실적 쇼크
현대차는 3분기 매출 22조837억원, 영업이익 1조681억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 영업이익은 29.0%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은 4.8%로 추락했다. 전년 동기(6.4%)와 비교해 1.6%포인트 하락했다. IFRS 적용이 의무화된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11년 10.3%에서 2012년 10.0%, 2013년 9.5%, 2014년 8.5%, 2015년 6.9%를 기록한 데 이어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현대차의 3분기 실적이 주저앉은 이유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하반기 내수 ‘판매절벽’이 겹쳤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의 장기간 파업과 리콜(결함 시정) 논란 등에 따른 타격도 컸다. 현대차는 노조 파업과 특근 거부로 3조1132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병철 현대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그동안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던 신흥시장 통화 약세와 수요 부진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공장 파업 여파로 생산이 감소하면서 고정비 비중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올 4분기와 내년 사업전망도 어둡다는 점이다. 국내외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중국 유럽 브라질 러시아 등 주요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현대차그룹은 이런 위기감을 반영해 51개 계열사 소속 임원 1000여명이 이달부터 급여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하는 등 선제적 ‘위기경영’에 들어갔다. 현대차는 다음달 신형 그랜저를 출시하고, 최근 준공한 중국 창저우공장에서 위에나(신형 베르나)를 본격 생산하는 등 신차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빅2' 마저…현대자동차·삼성전자 실적 쇼크
삼성전자, 내년 1분기까지 4조 기회손실

삼성전자도 3분기 충격적인 실적을 거뒀다. 갤럭시노트7 단종 결정 전 7조8000억원으로 잠정 발표했던 영업이익은 단종 결정과 함께 5조2000억원으로 수정됐다. 당초 1조원 수준으로 추정되던 갤럭시노트7 관련 비용이 단종 결정과 함께 3조~4조원으로 불어나서다. 생산된 430여만대를 모두 수거해 보상하고 폐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3분기 영업이익(5조2000억원)은 전년 동기(7조4000억원)에 비해 29.7% 급감했다. 직전 2분기에 비해선 35.8%나 줄었다. 정보기술(IT)업계 최고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 참담한 실적을 거둔 것이다. 그나마 5조원대 영업이익을 지킨 건 반도체사업 부문이 3차원(3D) 낸드플래시를 앞세워 많은 돈을 벌고 있는 데다 디스플레이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를 내세워 약진하면서 굳건히 받쳐줘서다.

올해 4분기도 문제다. 연말 쇼핑시즌이지만 갤럭시S7 외에 딱히 내세울 만한 스마트폰이 없어서다.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추가로 발생할 기회손실만 4조원에 달한다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갤럭시노트7 사태에 따른 손실이 세 분기에 걸쳐 8조원가량 발생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27일 3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한다.

장창민/김현석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