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하늘길 경쟁…항공사 간 '노선 나눠먹기' 사라진다
[ 안혜원 기자 ]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암묵적으로 유지해오던 노선 나눠먹기 관행이 깨지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 등으로 항공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간 각각 독점 취항하던 노선에 맞진출하는 사례가 늘었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12월 1일부터 주 5회 인천~델리 노선을 운항할 예정이다. 델리는 인도 내 대표 관광지 중 한 곳으로 아시아나항공이 19년째 단독 노선으로 운영해왔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델리 노선은 최근 3년 평균 탑승률이 75~80%에 달해 수요가 꾸준히 높은 노선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두산중공업 등 국내 대표 기업들은 물론 IBM, 구글, 야후 등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관광과 기업 수요가 골고루 높다.

과거 항공업계는 관행처럼 단독 노선을 운영해왔다. 같은 노선에 복수의 항공사가 뛰어들어 항공 수요를 나누는 것을 지양했다.

하지만 LCC의 공격적인 노선 침투로 경쟁이 심화되면서 독점 노선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국내 LCC들은 그간 대형항공사들이 단독으로 취항하던 괌, 사이판, 오키나와, 삿포로 등 근거리 국제선에 속속 취항했다.

일례로 대한항공이 올해 초 신규 취항한 인천~오키나와 구간은 2012년까지 아시아나항공이 단독 취항한 노선이었다. 2012년 제주항공이 취항한 데 이어 대한항공까지 가세했다.

인천~삿포로 노선은 2011년까지 대한항공의 독점 노선이었지만, 이후 자회사 진에어가 취항했다. 올 7월에는 아시아나항공이 노선 운영을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LCC의 출범으로 항공사가 크게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수익이 된다면 너도나도 인기 노선에 뛰어들면서 양대 항공사의 노선 독과점 체제도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