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체 임원 급여 10% 자진 삭감…"위기 선제 대응"
현대자동차그룹의 임원들이 월급 중 일부를 자발적으로 삭감한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이달부터 51개 계열사 소속 전체 임원들은 임금 10%를 자발적으로 삭감한다.

현대차그룹 임원들이 급여 삭감에 나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이후 7년여만이다. 임금 삭감에 참여하는 임원 수는 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임금 삭감은 장기간 이어진 노조 파업과 내수시장 위축 등으로 심화하고 있는 경영위기를 타개해 나가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업계에서는 그룹의 위기가 주력인 자동차 부문에서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18년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올해 1∼9월 글로벌 판매 실적은 전년 대비 1.8% 줄어든 562만1910대에 그쳤다.

이는 러시아와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또 노조의 파업으로 3조원대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내수시장마저 위축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 전망을 해보니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나타났다"며 "모든 임직원이 경각심을 가지고 구조적인 위기에 대응해나가자는 취지에서 임원부터 임금을 자진 삭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