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플러스. / 사진=한경DB
아이폰7 플러스. / 사진=한경DB
아이폰7 시리즈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불법 영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불법 보조금(페이백)이 난무하고, 일부 대리점은 다른 이동통신사에서 넘어오는 번호이동 고객에게 인기 색상을 먼저 개통해주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을 차별하고 있다.

2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2만9466건으로 집계됐다. 전산 휴무일이었던 23일 처리되지 않은 개통 물량을 감안하면 이틀간 약 3만건의 번호이동이 발생한 셈이다.

하루 물량으로 보면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된 지난 21일(3만6987건)과 이튿날인 22일(2만5985건) 수준은 아니지만, 갤럭시노트7 사태 이후에 비하면 여전히 가입자 유치 경쟁이 뜨겁다.

올 들어 하루 평균 1만5000건 수준이던 번호이동 건수는 갤럭시노트7 사태가 터진 지난달 1만2000건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선 아이폰7 시리즈 출시 전까지 1만3000건에 머물고 있었다.

아이폰7 시리즈 예약구매자의 개통이 몰린 데다 갤럭시노트7을 교환·환불하려는 기존 구매자와 신규 고객까지 더해지며 최근 번호이동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동통신사들은 아이폰7 출시 이후 유통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리베이트)를 대폭 올리며 가입자 유치 경쟁을 벌이는 모습이다.

리베이트 경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경쟁사의 공격적인 리베이트 정책에 고객을 빼앗긴 통신사가 뒤따라 리베이트를 더 주는 방식으로 과열 경쟁이 펼쳐졌다.

이통 업계에 따르면 아이폰7 번호이동 고객의 리베이트는 30만원대에 달했고, 갤럭시S7은 법인폰 기준 55만원까지 책정됐다. V20와 아이폰6s에도 최고 40만원대 리베이트를 줬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인 3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리베이트가 뛰면서 유통점이 고객에게 주는 불법 보조금(페이백)도 덩달아 올랐다.

일부 매장에선 갤럭시S7의 페이백을 50만원까지 제공하면서 공시지원금을 합한 실구매가가 10만원대 아래로 떨어졌다.

또 다른 대리점에선 아이폰7 시리즈의 인기 색상인 '제트 블랙'과 '매트 블랙' 모델을 미끼로 통신사 변경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통사는 자사 고객이 블랙으로 기기변경을 할 경우 리베이트를 덜 주는 방식으로 개통을 제한했다. 다른 색상 모델로 기기변경을 하는 경우 리베이트를 더 많이 책정해 수요 분산을 유도하는 것이다.

통신사 변경을 유도하는 동시에 번호이동 고객을 위한 물량을 우선 확보하려는 것으로 엄연한 소비자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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