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특별 제작한 썰매 타고 평창올림픽 금메달 도전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지난 시즌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을 때 탄 썰매는 라트비아 제품이었다.

원윤종(31·파일럿), 서영우(25·브레이크맨)는 이 썰매를 타고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유럽과 북아메리카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라섰다.

올해부터는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썰매를 탄다.

현대차는 봅슬레이 대표팀을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섰고, 대규모 연구진이 매달린 끝에 썰매를 만들어 이들에게 전달했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큰 모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3주간 현대차 썰매를 타고 평창에서 훈련해온 대표팀은 만족감을 나타냈다.

썰매를 운전하는 역할인 '파일럿' 원윤종은 새 시즌을 맞아 24일 출국하기에 앞서 "훈련하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며 "빨리 전지훈련에 나가서 연습을 더 해보고, 시합에서도 뛰어보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지난 1월 스위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현대차 썰매를 타고 첫 실전 테스트를 치렀다.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당시만 해도 현대차 썰매는 보완할 점이 많았다.

현대차는 올해 봄, 여름, 가을 내내 연구를 거듭하며 썰매를 개선했다.

원윤종은 "개발팀이 우리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라며 "아무래도 해외에서 만든 봅슬레이는 한국인 체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현대차 썰매는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새 봅슬레이는 부드러운 코너링 구현을 위해 동체 및 섀시 유연성이 강화됐고, 공기저항 최소화 설계를 통해 최고 속도가 향상돼 최종 랩타임을 단축할 수 있게 됐다.

이용 대표팀 총감독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현대차 썰매는) 코너링을 할 때 굉장히 딱딱했는데, 이제는 코너에 들어가거나 빠져나올 때 상당히 부드러워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기술은 있어도 (이 방면에서) 경험은 한 발자국 뒤졌지만, 이제는 훌륭한 썰매가 완성됐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의 봅슬레이 개발이 이대로 끝난 것은 아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평창 트랙에 한층 최적화한 썰매를 생산해낼 계획이라고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관계자는 전했다.

현대차 봅슬레이를 타고 평창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것이 대표팀의 목표다.

(영종도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ksw0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