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내년 계획 절반은 "손도 못 댔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30대 그룹의 절반가량이 내년 사업계획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 투자 수출 등 경제지표 악화로 ‘한국 경제 위기론’이 대두하고 있는 데다, 대내외 변수마저 점점 복잡다단해지는 탓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3일 30대 그룹(자산 기준, 공기업 및 금융회사 제외)을 대상으로 ‘내년 경기전망 및 사업계획’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30대 그룹(응답 기업 27곳)의 48.1%는 내년 사업계획과 관련해 ‘초안도 짜지 못했다’고 답했다. ‘확정안을 만들었다’고 답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초안을 완료했다’고 한 곳은 51.0%였다. 대기업이 통상 10월 말께 사업계획 초안을 짜고, 11월 말이나 12월 초 확정하던 것에 비하면 속도가 늦어졌다는 지적이다.

30대 그룹은 미국 금리 인상과 환율 움직임, 중국 경기 둔화, 내수 침체 등을 내년 경영환경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았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과 내년 한국 대선 등 정치적 이슈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봤다.

30대 그룹의 59.3%는 내년 경영환경이 ‘올해보다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또 열 곳 중 여섯 곳(59.3%)은 내년 매출과 이익 목표를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잡겠다’고 했다. 사실상 내년 플러스(+) 성장을 포기한 셈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