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달라라 전 국제금융협회 회장…"자산가격 하락 속도 조절해야"
"보호무역주의, 고통 겪은 뒤 자유무역주의로 돌아올 것"

찰스 달라라 전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은 21일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양적 완화와 같은 비전통적 통화 정책으로 인해 자산 가치에 거품이 끼는 '자산 인플레'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달라라 전 회장은 이날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에서 "중앙은행이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이고 계속해서 만기를 연장하면서 금융시장의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달라라 전 회장은 전 세계 대형 은행의 협력체인 국제금융협회 회장을 지냈다.

2012년 그리스 재정위기 당시 민간 채권단을 대표해 그리스 정부와 채무 조정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결국 자산 가격은 되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 타격이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막는 방법으로는 정부의 재정 확대를 통해 자산 가격 하락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재정 여력이 없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중앙은행들이 확실한 계획과 방안을 갖고 있다고 믿지만 누구도 이런 실험의 결과에 대해 확신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더는 부양 도구가 없어 이제 자산 가격 하락의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와 고립주의에 대해서는 "고통을 겪어야 얼마나 나쁜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의 보호무역주의 확산은 불가피하지만 보호무역주의를 겪게 되면 그 단점을 알고 다시 자유무역주의로 돌아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뒤 파운드화가 크게 떨어지면서 브렉시트를 옹호했던 사람들도 마음을 바꾸고 있다"며 "영국 국민은 유럽산 생필품 가격이 올라 생활이 어려워지면서 브렉시트 결정의 잘못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라 전 회장은 "전 세계가 복잡해지면서 모든 결정에는 반대급부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영국은 하드 브렉시트(유럽연합은 물론 관세 동맹에서도 모두 빠지는 것)의 손익을 다시 검토하고 미국은 자유무역에 대한 입장을 재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시급한 상황"이라며 "중국이나 일본 등 주변국과의 협의 및 협력을 강화해 북한의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