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질 만하면 불거지는 유아용 물티슈의 유해성분 논란으로 물티슈 업계의 지각변동이 계속되고 있다.

20일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생활용품 제조업체가 여전히 가습기 살균제에 쓰였던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보존제로 쓴 사실이 알려지면서 물티슈 업체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CMIT·MIT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에 많이 쓰였던 보존제(살균제)다.

흡입하지 않고 물로 씻어내는 제품에는 일정 수준 이하로 사용할 수 있게 돼 있지만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돼 폐 섬유화를 일으켰다는 논란이 일면서 유아용품 업계에서는 소비자 불안감을 고려해 사용을 자제해 왔다.

물티슈 브랜드 페넬로페는 최근 CMIT 논란이 다시 일면서 오히려 매출이 증가했고 지난 주말에는 소셜커머스 사이트 등에서 스트롬볼리·세자린 등 인기 제품이 동나기도 했다.

7년 전 제품 출시 당시부터 아예 CMIT·MIT 성분을 보존제로 쓰지 않았는데 이런 사실이 엄마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려져 입소문을 탔기 때문이다.

페넬로페는 제품에 보존제를 넣는 대신 살균력이 있는 보습 성분 등을 사용해 화학첨가물 수를 최대한 줄였다고 설명했다.

아기 물티슈 브랜드 앙블랑 역시 최근 주문량이 오히려 늘면서 이달 들어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 온라인 매장에서 입고와 품절을 반복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 세포 독성 실험과 피부자극 시험에서 최고 안전등급을 받은데다 아토피 안심마크도 따내 유해성분 논란에 불안감이 높아진 소비자들이 찾고 있다는 게 앙블랑의 설명이다.

일찌감치 보존제 논란을 겪은 호수의나라 수오미의 순둥이 물티슈 역시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호수의나라 수오미는 2013년 시민단체가 자사 물티슈에 MIT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문제 삼은 이후 보존제 원료를 모두 식품첨가물로 바꿨다.

올해 3∼5월에는 소비자 설문 조사를 통해 예전에 인기 있던 은은한 향의 물티슈보다 아무 냄새가 없는 제품의 선호도가 더 높다는 결론을 얻은 뒤 인공 향료를 뺀 '무향 엠보싱' 티슈를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한때 유아용 물티슈 업계 대표 브랜드로 불렸던 몽드드 등 일부 유명 브랜드들은 제품에서 논란이 된 보존제나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히려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높아진 모습이다.

페넬로페 김세희 이사는 "최근(보존제 논란 이후) 제품 수요가 늘어 감당하지 못할 정도"라며 "원가와 타협하지 않고 좋은 제품만 생산한 신념의 결과로 생각하고 앞으로도 소비자의 믿음에 보답하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