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새 1억 달러 벌어…WSJ "리스크관리 강화탓에 드문 일"

미국의 대형은행인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하는 트레이더가 투자부적격 등급의 채권인 정크본드(junk bond)에 투자해 몇 개월 사이에 1억 달러(약 1천123억 원)가 넘는 이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당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형은행의 리스크관리를 강조하는 상황이어서 이런 대박은 흔치 않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뉴욕에서 고수익채권업무를 하는 골드만삭스의 톰 맬러프론트(34) 관리이사가 올 초에 정크본드에 투자해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골드만삭스에 안겼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맬러프론트는 올 1월에 광산업체인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 Inc.)과 테크 리소시즈(Teck Resources Ltd)가 발행한 투자부적격 등급 채권을 수십억 달러어치 매입했다.

이어 채권 가격이 오르자 짧게는 며칠 뒤에, 길게는 몇 주 뒤에 되팔아 거액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뉴저지 주 럿거스대학 야구선수 출신인 그는 2013년 골드만삭스 입사 전에 헤지펀드 블루 마운틴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크레디트 스위스그룹에서 근무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금융 감독 당국의 감시 탓에 대형은행이 정크본드에 투자해 엄청난 수익을 내는 일이 최근에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에는 리스크를 무릅쓰고 고수익을 추구한 탓에 이런 사례가 종종 있었지만, 위기 재발 방지에 나선 감독 당국이 대형은행에 리스크관리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수익률이 낮지만 안전한'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다.

감독 당국은 은행에 채권 판매자와 구매자를 중개하는 시장 조성자(market maker)의 역할을 강조하고 자체 돈으로 투자하는 것도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은행들은 고객의 돈이 아닌 은행 자체 돈을 투자하는 이른바 '프랍 트레이딩'을 없애는 등 채권에 대한 투자를 줄였다.

골드만삭스는 트레이더가 하루에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의 한도를 설정하는 등 자체 기준도 강화해 시행하고 있다.

맬러프론트가 은행 돈을 투자한 것인지, 아니면 시장 조성자로서 고객의 돈을 중개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또 골드만삭스가 정한 투자 한도를 초과했는지와, 감독 당국이 이번 투자 건을 조사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덧붙였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