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해고 직전에 놓인 한진해운 육상직원들이 한진그룹 계열사로 고용 승계해달라며 조양호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한진해운 육상노조는 이날 조 회장에게 보내는 '한진해운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대주주 책임 분담 요청'이라는 제목의 서한을 공개했다.

노조는 "대주주인 대한항공과 그룹사, 그리고 회장님의 노력에도 회사의 회생이 요원하고 회사 주체 중 하나인 직원들의 고용상황 악화와 대량해고가 임박해 이렇게 하소연한다"고 적었다.

이어 "회장님이 당부하신 대로 마지막까지 현장에서 물류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고생하는 직원들의 신변에 대해 그룹사로의 고용승계가 이뤄지도록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량해고에 따른 최소한의 해고보상금과 위로금 지급과 관련해 대주주와 법정관리 전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더해달라고도 했다.

노조는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칼로 무 베듯이 그룹 가족의 구성원을 대량해고하는 것은 사훈에 명시된 '책임과 봉사'가 아니다"라며 "비록 한진해운 가족이 떠날지라도 한진그룹 가족이었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도록 직원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한진해운은 현재 매각을 추진하는 미주·아시아 노선 관련 인력 300명만 남기고 나머지 350여명은 정리해고하겠다는 의사를 노조에 전달했다.

사측은 11월 초 정리해고를 예고한 다음 12월 초 근로관계를 종료할 예정이다.

노조는 인력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에는 공감하면서도 미주·아시아 노선 매각 작업이 끝난 뒤 인력조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두 번째로 마주앉아 이 내용에 대해 논의한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