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장례식장들이 식사와 음료 등의 가격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서울에 있는 주요 병원 장례식장 10곳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이 중 3곳은 식사·음료 등의 종류와 가격을 가격표에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10개 병원 중 장사정보시스템(e하늘)에 식사와 음료 가격을 표시한 곳은 4곳에 불과했다.

임대료·수수료, 장례용품 가격은 10개 장례식장 모두 가격표와 e하늘에 표시해두고 있었다.

현행 '장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장례식장 영업자는 임대료·수수료, 장례용품 가격, 식사·음료의 종류와 가격 등을 가격표(게시판 또는 푯말)와 및 장사정보시스템 e하늘을 통해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e하늘에 등록된 가격정보와 실제 가격이 다른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한 장례식장의 안동포(수의) 가격이 가격표에는 420만원이었지만 e하늘에는 390만원으로 등록돼 있었다.

아울러 e하늘에서 제공하는 가격정보 항목이 병원 장례식장마다 달라 가격비교가 어려웠다.

시설 사용료의 경우 10개 병원 장례식장이 모두 등록한 항목은 빈소 임대료 1개뿐이었고 영결식장 사용료를 등록한 곳은 5곳, 객실 사용료 2곳, 가족대기실 사용료 1곳, 입관실 사용료는 1곳에 불과했다.

소비자원은 "장례식장 간 가격 비교를 위해서는 가격정보 제공항목의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하늘 뿐만 아니라 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의 가격정보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조사대상 10개 병원 장례식장 중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정보를 제공하는 곳은 4곳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이 중 3곳은 가격정보를 일부만 제공했다.

소비자원은 "현행법상 장례식장 영업자의 가격정보 제공 의무가 가격표와 e하늘에 국한되고 홈페이지는 제외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소비자들이 가격정보를 얻기 위해 해당 병원 장례식장 홈페이지를 먼저 방문하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가격정보를 게시하거나 e하늘 사이트를 링크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