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파장 소리로 소음상쇄 'ANC 기술' 적용 확산…QM6·말리부·맥시마 등

자동차 제조사들이 소리를 다루는 '사운드 컨트롤'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듣기 싫은 외부의 소음은 저감시키고, 귀를 녹이는 고품질의 소리나 차량 고유의 엔진음은 프리미엄 오디오 업체 등과 손잡고 더욱 고급스럽게 구현하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입차들을 중심으로 외부 소음을 없애주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ANC, Active Noise Control) 기술 적용이 확산하는 추세이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ctive Noise Cancellation)이라고도 불리는 ANC 기술은 차량의 스피커 시스템을 통해 역파장의 성질을 지닌 소리를 출력, 소음을 상쇄시키는 기술이다.

고가의 헤드폰이나 이어폰에도 이 기능이 내장돼 있다.

ANC 기술은 차량 주행 시 불가피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노면 소음 등이 실내로 유입되는 것을 획기적으로 줄여 운전의 정숙성을 높여준다.

주로 국산 차량보다는 수입 차량 위주로, 그리고 디젤 엔진 모델과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모델에 많이 적용된다.

현재 르노삼성 QM6, 한국지엠 쉐보레의 말리부와 임팔라, 닛산 맥시마, 인피니티 Q70 등의 차량에 장착돼 있다.

르노삼성이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중형 SUV 'QM6'에는 국산 SUV 중에 최초로 ANC 기술이 적용됐다.

실내 천장에 내장된 3개의 센서로 주행소음을 지속적으로 감지해 차에 장착된 오디오 시스템으로 소음에 반대되는 '백색소음'을 출력해 소음을 상쇄시킨다.

르노삼성은 "'디젤 엔진을 단 SUV는 태생적으로 주행소음이 따른다'는 인식을 타파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닛산 맥시마의 경우는 ANC 기능에 액티브 사운드 인핸스먼트(ASE, Active Sound Inhancement) 기능을 탑재해 엔진 고유의 사운드를 증폭시켜 청각 가능을 자극, 소음을 잡는 동시에 운전의 재미를 높였다.

자동차 제조사들의 소리 활용은 '카 오디오'를 통해 프리미엄 사운드를 제공하는 데도 집중되고 있다.

다소 비싸더라도 고품질의 사운드 시스템에 돈을 아끼지 않는 마니아들이 늘어나면서 각 완성차 제조사들이 브랜드와 잘 어울리는 명품 스피커 브랜드를 자동차와 조합해 사운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고급 오디오를 장착해 자동차 제조사 브랜드 이미지에 '프리미엄'을 입히려는 의도도 있다.

과거 프리미엄 오디오는 고급차, 대형차 위주로 장착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중형차나 SUV에도 다수 적용되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는 럭셔리 오디오 브랜드 '하만'의 오디오를, 기아차 K7은 미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메이커 '크렐(KRELL)'의 오디오를 장착해 품격을 한층 높였다.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은 미국의 유명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와 협업 중이다.

르노삼성의 중형 차량 SM6와 QM6에는 보스의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됐고, 한국지엠의 중형 세단 말리부에도 보스의 오디오가 장착됐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들이 순수한 드라이빙 성능에만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성능+α'로 드라이빙 품질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며 "소리를 다루는 기술 발전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청각 감성'을 충족하기 위한 품질 업그레이드 경쟁이 펼쳐지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