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카드사, 선불카드 온라인 판매 중지해
낙전 수익 기대 줄어들며 수익성 떨어져


기프트카드로 불리는 선불카드 사용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선불카드 사용액은 869억3천만원으로 전 분기(1천647억6천500만원) 대비 47.24%(778억3천500만원) 감소했다.

선불카드 사용액이 분기당 1천억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09년 2분기(643억4천700만원) 이후 7년 만이다.

선불카드 사용액은 2010년만 해도 분기에 4천억원이 넘을 만큼 많았지만 2013년부터 1천억원대로 떨어지는 등 줄어드는 추세다.

선불카드 사용액이 줄어드는 것은 카드사가 그만큼 마케팅이나 관련 영업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신용카드는 한 번 발급 받으면 몇 년을 사용하지만, 선불카드는 처음 발급받을 때 충전한 금액만큼만 사용하고 버려지는 경우가 많다.

발급비용은 신용카드와 비슷한데 사용액은 작다 보니 비용 부담이 큰 것이다.

카드사가 누리던 낙전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원인이다.

소비자들은 선불카드를 사용한 뒤 남은 잔액을 환불받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카드사는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이런 버려지는 돈을 수입으로 챙겨왔다.

그러나 올해 개정된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라 카드사는 선불카드 미사용 잔액을 여신협회가 만드는 사회공헌재단에 기부하게 됐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선불카드를 60% 이상만 쓰면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주도록 해 미사용 잔액 자체가 많이 줄어들 전망이다.

보안사고의 위험도 카드사에 부담이다.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커가 선불카드 정보를 사들인 뒤 이를 활용해 온라인몰에서 사용하는 사건이 생기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은행계 카드사들은 선불카드 온라인 판매를 중지하는 등 선불카드 영업을 줄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에 도움은 안 되고 부담은 큰 선불카드 사업을 굳이 해야 하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