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강남구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신형 트랙스 발표회에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쉐보레 제공)
17일 서울 강남구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신형 트랙스 발표회에서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이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쉐보레 제공)
[ 김정훈 기자 ] '최저 1845만원, 디젤은 2085만원부터'

쉐보레가 신차 가격을 낮추고 있다. 매번 신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경쟁 업체보다 높게 잡아 "비싸다"는 여론을 피해가지 못했던 한국GM이 올 들어선 확 달라졌다. '착한 가격' 노선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다.

한국GM은 17일 신형 트랙스 가격을 공개했다. 3년 만에 나온 신모델 인데 구형보다 100만원 이상 싸졌다. 전부 자동변속기를 탑재해 1.4L 터보 가솔린은 1845만원부터, 1.6L 디젤은 2085만원부터 책정했다. 디젤 모델의 경우 경쟁 차종인 티볼리(최저 2060만원)와 QM3(최저 2280만원)와 비슷하거나 더 싸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제임스 김 사장(사진)이 있다. 올 초 지휘봉을 잡은 김 사장은 전임 사장이던 세르지오 호샤 시절과는 달리 '저가 전략'을 적극 내세우고 있다.

앞서 신형 말리부가 시장에서 화제를 모은 데는 가격의 힘이 컸다. 구형보다 300만원 싸게 내놓은 것. 말리부 1.5L 터보 모델의 기본형 트림(LS)은 2300만원 선에 나왔다. 당초 업계 예상보다 약 200만~300만원 낮은 가격이었다.

쉐보레 제품 가격은 데일 셜리반 마케팅담당 부사장과 아담 칠린스키 재무담당 부사장 등 고위 임원들의 의사 결정이 반영돼 결정된다. 다만 최종 결제까진 김 사장의 역할이 크다.

한국GM 관계자는 "올해 공격적인 영업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가격이 대표적인 예"라며 "트랙스 가격은 두 자릿수 내수 점유율 달성 등 내부적인 목표를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쉐보레가 신차 가격을 구형보다 낮추는 이유는 있다. 편의사양을 대거 뺀 소위 '깡통' 트림을 엔트리 모델로 배치해 가격이 싸다는 인식을 주기 위함이다. 깡통차를 내놔도 구매자들이 실제로 옵션이 있는 중간 트림을 가장 많이 선택하기 때문.

트랙스는 경쟁차 대비 비싼 가격 등으로 그동안 시장에서 고전했던 차다.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신차 구매자들은 가격에 민감해졌다. 제임스 김 사장의 '깡통차 마케팅'이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을 모은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