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민간과의 성장률전망 격차는 수출개선전망 영향"
"저성장 기조 지속…높은 성장률 기대 어려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민간 연구기관보다 높은 것에 대해 "내년 수출 개선 전망 때문"이라고 14일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제전망은 여러 가지 변수를 어떻게 전제하느냐에 따라 좌우되는데 저희는 대외 수출여건이 올해보다 좀 더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가급적 객관적으로 전망한 수치"라면서 이렇게 답했다.

이 총재는 "내년에도 보호무역주의 등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이 있지만, 대외여건을 고려하면 수출이 올해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원유,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신흥국 수출여건이 안 좋았는데 최근 유가가 반등하고 상품가격이 올라 자원수출국 경제가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1.25%로 동결하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8%로 0.1%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이는 LG경제연구원의 2.2%나 현대경제연구원의 2.6%보다 높은 수준인 데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의 생산중단, 현대자동차 파업 사태 등의 여파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이어서 '장밋빛 전망'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이 총재는 "현대자동차는 분쟁이 있지만 곧 타결되면 4분기에 가동률 상승을 통해 복구할 것으로 봤고, 삼성전자는 전망 수치를 확정한 후에 판매중단 조치가 발표됐기 때문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제 상황이 나빠지는 것뿐 아니라 상황이 좋을 때에 대해서도 균형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우리 경제가 저성장 위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저성장 기조가 오래가고 있고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