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경기도 부천에서 추진해온 대규모 복합쇼핑몰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부천시가 중소상인들의 반대를 이유로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해서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부천 상동 영상문화단지 개발사업에서 대형마트와 쇼핑몰을 빼고 백화점만 지어줄 것을 신세계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마트와 쇼핑몰이 들어서면 골목상권이 위축될 것이라는 인근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의 의견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부천시는 지난 3월 상동 영상단지 38만2700여㎡ 중 우선 1단계로 22만300여㎡에 문화·쇼핑·호텔 등 상업단지(7만6000여㎡)와 공공문화단지(4만2300여㎡)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신세계는 오는 12월까지 부천시로부터 7만5000여㎡ 면적의 상업단지를 사들이기로 부천시와 합의했다. 신세계가 매입하기로 한 땅은 지난달 9일 하남에 문을 연 국내 최대 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하남 부지 면적(9만6048㎡)과 비슷한 규모다. 신세계는 이 곳에도 창고형 할인매장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백화점, 워터랜드 등을 갖춘 초대형복합쇼핑몰 건축하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부천 지역 소상공인과 시민단체들이 반대하자 부천시는 대형마트와 쇼핑몰을 제외하는 방안을 신세계에 제시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부천시의 제안을 면밀히 검토해 사업성이 있는 지를 판단해 조만간 사업을 계속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