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대우조선해양 신규유동성 지원 없다"
"미르·K스포츠재단 기부금단체 지정 특혜 없었다"
"법인세·소득세·부가세 올릴 때 아니다…디젤차 세율 인상 여부 연구용역"


정책팀 =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가 예상보다 부진해서 상황이 더 안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유동성을 넣을 수 없다는 대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재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대우조선에 대한 지원 규모가 4조2천억원으로 부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자 이같이 밝혔다.

유 부총리는 "재정투입 등 새로운 지원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서 (다만) 출자전환이나 다른 방법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유 부총리는 당초 9월 말까지 예정됐던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에 대해 "조금 늦어져 송구스럽다.

이달 말까지는 내도록 하겠다"면서 수출입은행의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도 "곧 만들어낼 것"이라도 답변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의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에 특혜 시비가 있다는 지적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요건만 맞으면 (기재부는) 지정기부금단체로 자동적으로 지정을 한다"면서 "지정 당시에는 부당한 절차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두 재단이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기부금이 사실상 준조세인 만큼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을 취소해야 한다는 지적에는 "일단 주무부처에서 재단 취소를 해야 지정기부금단체 지정도 취소된다"고 설명했다.

야당 측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준조세 형태로 기업들로부터 재원을 '강탈'한 점에서 미르·K스포츠재단과 비슷하다고 비판하자 "전혀 그렇지 않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미르재단과 같은 소규모 재단과는 차원이 다른 국가적 사업이고 매우 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유 부총리는 재단 설립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이 있는 전경련을 해체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경련이 결정할 문제로 정부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에 가입한 산업은행과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의 탈퇴를 지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공기관이라고 탈퇴 명령을 할 수는 없다.

이미 몇몇 기관은 스스로 탈퇴 의사를 밝혔다"고 답변했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전경련에 수 억원의 회비를 내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이어지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법인세 인상 여부와 관련해 유 부총리는 "법인세를 낮추면 투자가 증대된다는 것은 정설이다.

경기 상황이나 국제 조세경쟁력 측면에서 지금은 인상할 때가 아니다"면서 "대기업은 좀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지만 실제로 대기업 실효세율은 상승했다"고 반박했다.

유 부총리는 이른바 '낙수효과'는 없다는 주장에 대해 "대기업의 산업적 특성상 고용 증대 효과가 작아진 것은 맞지만 (낙수효과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법인세 외에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역시 현재 상황에서는 인상할 시기가 아니며 부가가치세는 감면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되 세율 조정에 대해서는 연구 검토해 보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유 부총리는 "소득불평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수단으로는 법인세보다는 소득세가 맞다는 학계 의견이 많다"고 덧붙였다.

경제불평등 문제의 해법을 묻자 "세금을 낼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고 안되는 경우는 시장경쟁에서 1패를 당한 분들에게 복지지출을 해야 한다"면서 "사회안전망이라는 것이 패자부활의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젤차가 환경오염의 주범인 만큼 신차에 중과세를 하는 등 세제를 통해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에는 "공감한다.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세율 인상을 어떻게 조화롭게 할지 연구용역을 하고 있고 안을 그렇게 내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현행 1.25% 수준인 우리나라의 기준금리와 관련해 "아직 '룸(여력)'이 있다"고 말해 금리 인하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기자가 금리 인하 여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묻길래 단순하게 따지면 그럴 수 있지만 기재부 장관이 금리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고 얘기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세종=연합뉴스) pdhis9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