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연구원들이 신제품 개발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다.
내수시장에 기반을 두고 있어 불황에 민감한 식음료 기업들은 연구개발(R&D)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도 내수경기 침체 극복 및 미래 성장을 위해 혁신 기술과 혁신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또 해외 생산기반 확대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바이오 사업이다. 출발은 늦었지만 지속적인 투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차별화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세계시장 규모가 50억달러에 이르는 메티오닌은 라이신(40억달러 규모)과 함께 전체 사료용 필수아미노산 시장의 양대축을 이루고 있다.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뿐 아니라 화학공법 기술의 진입장벽이 높아 시장을 선점한 몇몇 선두기업을 제외하고는 진출이 어려운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독일 에보닉과 중국 아디세오, 미국 노보스, 일본 스미토모 등 4개 기업이 시장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에는 프랑스 아르케마와 손잡고 말레이시아에 4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L-메티오닌 공장을 완공하고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8년간의 R&D를 통해 세계 최초로 원당과 포도당을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으로 메티오닌을 생산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메티오닌을 성공적으로 생산한 것은 친환경 바이오 발효공법을 통해 5대 사료용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기업이 된 것을 의미한다”며 “그린 바이오 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메티오닌과 라이신, 스레오닌, 트립토판, 발린 등 5대 사료용 아미노산 생산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소재 분야에서는 달콤함을 넘어 건강한 단맛을 개발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 기능성 감미료인 알룰로스를 꼽을 수 있다. 알룰로스는 무화과 등 자연계에 존재하는 희소당(rare sugar) 중 하나다. 설탕에 가까운 단맛을 내면서도 칼로리는 g당 0~0.2칼로리에 불과하다. 대량 생산이 어렵지만 CJ제일제당은 5000종 이상의 균주를 대상으로 선별 작업을 거쳐 고효율 효소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화학적 공법이 아니라 효소를 활용해 알룰로스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시장에서 증가하는 저칼로리 감미료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유럽 지역에서는 설탕을 대체하는 자일로스 설탕과 타가토스를 주력 제품으로 정했다. 북미 시장은 과당을 대체하는 알룰로스로 공략하고 있다. 자일로스 설탕은 설탕에 자일로스 성분을 넣어 설탕 맛은 그대로 살리면서 체내 설탕 흡수는 줄여주는 신개념 설탕이다. 타가토스는 식후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을 갖춘 건강기능식품이다. 각 지역에서 현지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생산 기반을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 R&D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 냉동·상온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미국 식품 R&D센터’를 열었다. 2002년에 설립한 ‘중국 식품 R&D센터’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연구소다. 이곳에서는 글로벌 전략 품목인 냉동식품과 소스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각국 전통식품 시장 성장률이 15%인 점을 반영해 한식 기반 냉동식품 개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냉동요리, 냉동스낵의 선진 제조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한식 제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