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이 평균 6개월에 한 번씩 조직개편을 거듭하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고객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박영선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09년부터 올해까지 수출입은행의 조직 현황을 분석한 결과 7년간 14차례 조직을 개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짧게는 3개월만에 조직개편을 하는 등 '고무줄 개편'을 하는 과정에서 폐지와 설치를 반복하는 부서들이 많았다.

무역투자금융본부는 2009년 1월 설치됐다가 이듬해 12월 폐지됐고, 이어 2011년 6월 다시 설치됐다가 2013년 6월 다시 폐지됐다.

미래산업금융실도 2011년 6월 설치됐다가 2013년 6월 폐지됐고, 2014년 6월 다시 설치됐다가 같은 해 12월 폐지됐다.

이 밖에도 여러 부서가 폐지와 재설치를 반복하다 보니, 6개월도 되지 않아 폐지된 본부·부서가 8개였고 1년도 되지 않아 폐지된 본부·부서는 13개에 달했다.

2년을 채우지 못하고 폐지된 부서를 포함하면 30개의 본부·부서가 폐지됐다.

팀 단위까지 들여다보면 2008년 8월부터 올해까지 신설된 팀이 75개, 폐지된 팀이 39개에 이르렀다.

박영선 의원은 "조직개편 내용을 보면 이름만 조금 바꾸고 거창한 조직개편인 것처럼 해, 필요성과 운영방향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직원들이 이렇게 옮겨 다니면 담당 업무의 연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져 전문성이나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해지고, 은행을 찾는 고객들도 수시로 바뀌는 담당자를 찾는데 혼란스러운 것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 잦은 조직개편은 수출입은행의 방만한 운영에 한몫했을 것"이라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보여주기식으로 조직을 개편하는 일은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