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왼쪽부터 현대홈쇼핑 '모덴', 롯데홈쇼핑 'LBL', 현대홈쇼핑 'J BY'
사진=왼쪽부터 현대홈쇼핑 '모덴', 롯데홈쇼핑 'LBL', 현대홈쇼핑 'J BY'
# "롯데홈쇼핑 브랜드 'LBL'(Life Better Life)의 캐시미어 베네타 코트입니다. '수입 브랜드 제품이면 500만원도 하겠다'고 (소비자가) 롯데홈쇼핑 애플리케이션 '바로TV'에 올려주셨어요."

지난달 24일 롯데홈쇼핑 패션·뷰티 프로그램 '정윤정쇼'. 정윤정 쇼호스트가 자체브랜드(PB) LBL의 코트를 선보이며 소비자의 반응을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 쇼호스트는 1시간 반동안 110억원어치 가을·겨울 제품을 팔아치워 자체 신기록을 세웠다.

기온이 서늘해지자마자 홈쇼핑 업체들이 한겨울 채비에 나섰다. 10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각 업체들은 지난달 말부터 캐시미어 코트와 패딩 등 겨울 상품 판매를 시작했다.

각 사는 제품 단가가 높아 패션업계 최성수기로 꼽히는 겨울을 앞두고 소재를 고급화한 자체브랜드(PB) 제품을 승부수로 내세웠다. 특히 올해는 유행에 맞춰 다양한 캐시미어 소재 외투를 내놨다.

캐시미어 100% 코트의 경우 50만원대를 웃돌아 홈쇼핑 패션상품 주류 가격대인 10만원대를 크게 넘어서지만 백화점 브랜드 제품에 못지 않은 고품질로 고객을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현대홈쇼핑은 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과 협업한 '모덴', 정구호 디자이너와 손잡고 만든 브랜드 'J BY'로 홈런을 쳤다.

모덴의 경우 지난달 29일 겨울상품 론칭 방송에서 총 25억원어치 주문이 들어왔다. 59만9000원짜리 캐시미어 100% 코트에 15억원어치 주문이 몰려 인기를 끌었다. 이탈리아 브레스키사의 캐시미어 원단을 사용했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정구호 디자이너의 'J BY'는 겨울 제품 첫 방송인 지난 2일 총 30억원의 주문을 기록했다. 밍크 머플러의 경우 목표 달성률이 215%에 달했다.

이같은 호응에 힘입어 지난달 30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현대홈쇼핑의 겨울코트와 캐시미어 등 겨울의류 판매량(9일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18.9% 증가했다.

롯데홈쇼핑이 올해 첫 선을 보인 LBL 브랜드는 자체 방송 신기록을 세우며 주목을 받았다.

LBL은 홈쇼핑 패션상품 주요 고객이 40~50대에서 30~40대로 낮아졌다는 점을 고려해 폭넓은 연령대를 공략하기 위한 브랜드로 기획됐다. 고급 소재를 사용한 기본 패션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대에 선보여 유행을 타지 않는 '타임리스(Timeless)' 제품들을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배우 오연수를 모델로 내세워,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썼다.

CJ·GS 등 선두권 홈쇼핑 업체들도 고급 제품을 선보이며 겨울 장사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CJ오쇼핑은 가을·겨울(F/W) 시즌을 맞아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오는 미국 캐주얼 브랜드 '앤드류마크',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크리스찬 라크르와의 '크리스찬 라크르와' 등 10여 개의 신규 브랜드를 선보인다.

앤드류마크의 경우 지난달 21일 첫 브랜드 론칭 방송에서 남·녀 양가죽 재킷이 11억원어치(4500벌) 이상 판매돼 호조를 보였다.

CJ오쇼핑은 전체 패션 카테고리 내에서 고급 브랜드 매출 비중을 8%에서 22%까지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GS홈쇼핑은 올해 PB '쏘울'의 차별점으로 '베이비 캐시미어'를 내세웠다. 생후 3~12개월 된 어린 양에서 소량만 채취 가능한 베이비 캐시미어를 사용한 풀오버, 머플러 등을 선보인다.

백정희 GS샵 브랜드사업부 상무는 "쏘울은 지난해 겨울 홈쇼핑 업계 최초로 무봉제(홀가먼트) 니트를 선보인데 이어 올해는 베이비 캐시미어 소재를 제안한다"며 "차별화된 소재로 보다 가치 있는 옷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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