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채택 "양국의 우호확대와 세계 경제 발전에 기여"

한국과 일본의 경제계가 제3국 시장 공동진출과 지진 대응을 비롯한 방재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는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제26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

양측은 작년 11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의 정상회담 이후 양국 관계가 정치·외교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구축되는 것을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관계 개선을 위해 경제계가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경제계는 그동안 제조업, 자원 개발, 인프라 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3국 공동진출을 해왔지만, 이를 지원하는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을 인식하고 공동진출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공동진출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공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내년 봄 관련 세미나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

또 올해 4월 일본 구마모토에 이어 지난달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상황을 고려해 지진 등 자연재해를 대비한 방재 분야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기업 모두 동아시아에 제품 공급망이 연결돼 있어 방재 분야의 협력 필요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양국 경제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2020년 도쿄올림픽 등 앞으로 열리는 국제적 스포츠경기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서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양국 청소년들의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 밖에 참석자들은 동아시아 경제 통합, 환경 문제, 관광·서비스산업 육성 등 공통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일본 측에서는 높은 수준의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과 역내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RCEP)의 조기체결을 위해 한일 양국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경제계는 한일중 정상회담 개최 시에 중국의 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와 함께 '한일중 비즈니스서밋'을 개최하는 등 최대한 협력하기로 했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회의를 마치고 이런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측은 성명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상호 신뢰관계를 토대로 다음 50년의 한일 양국 번영을 위한 중장기적인 과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양국의 우호확대뿐 아니라 세계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차기 한일재계회의는 내년에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에 한국 측에서는 허창수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삼양홀딩스 김윤 회장, 이건산업 박영주 회장, 풍산 류진 회장, 종근당 이장한 회장,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을 주축으로 한 경제계 대표인사 18명이 참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사카키바라 경단련 회장, 우치야마다 도요타자동차 회장, 이와사 미쓰이부동산 회장 등 경단련 회장단을 주축으로 19명이 방한했다.

경단련은 재계회의를 마치고 이날 오후 4시 서울 포시즌 호텔에서 나가미네 주한 일본대사와 함께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예방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