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약하는 자산운용사] 삼성자산운용, ETF·헤지펀드 강점…해외 운용사와 제휴 확대
삼성자산운용이 굴리는 관리자산은 210조원이다. 덩치 면에서 국내 1위, 아시아 10위권에 해당한다. 박스권 증시에서 대안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헤지펀드, 채권형 펀드 등에 강점이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글로벌 톱 클래스 운용사 반열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운용사와의 전략적 제휴 사례가 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선 미국 캐피털그룹과 손잡고 ‘한국형 타깃데이트펀드(TDF)’를 내놨다. TDF는 퇴직 시점이 얼마 남았는지에 따라 매니저가 알아서 자산 배분 비율을 바꿔주는 상품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에게 자문을 받는 미국 디멘셔널그룹, 유럽의 금융명가인 로스트차일드그룹 등도 삼성자산운용의 파트너사다. 디멘셔널그룹과 로스트차일드그룹 상품을 삼성자산운용을 통해 국내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자리잡은 삼성자산운용 본사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에 자리잡은 삼성자산운용 본사
삼성자산운용의 ETF 브랜드 ‘KODEX’는 국내 ETF 시장을 대변하는 단어다. KODEX 브랜드를
단 ETF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KODEX ETF의 수출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07년 태국 최초로 상장된 ETF의 운용자문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일본, 홍콩 증시에도 ETF 상품을 상장했다. 올해 6월엔 홍콩 증시에 레버리지 ETF(하루 지수 등락률 대비 두 배 수익 추구)와 인버스 ETF(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 실현) 4종을 한꺼번에 상장하기도 했다.

큰손 투자자들을 겨냥한 사모펀드 시장도 삼성자산운용이 이끌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로 불리는 투자형 사모펀드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은 30% 안팎으로 추산된다. 2011년 말 선보인 ‘삼성 H클럽 에쿼티 헤지(Equity Hedge )1호’를 시작으로 총 9개 펀드가 나왔다. 이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1조3000억원 안팎이다. 연환산 변동성이 5% 안팎에 불과할 만큼 성과가 꾸준하다. 다른 운용사보다 헤지펀드 고객의 충성도가 높은 배경이다.

대체투자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5000만달러 규모의 멕시코 복합화력발전소 지분을 인수하는 사모펀드를 설정, 발전소 준공 후 25년간 투자비를 회수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본 태양광, 영국 태양광 펀드도 성공적으로 설정된 상태다. 삼성자산운용은 인프라 투자와 관련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국가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신흥국 대체투자 시장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새로운 형태의 상품을 개발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펀드들을 분석, 투자자에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더 솔루션(The Solution)’이 대표적이다. 이 플랫폼은 펀드 안에 펀드를 담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세계 23만개 펀드 중 100여개 펀드를 엄선,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비중을 조절할 수 있게 했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글로벌 정상급 운용사로 발돋움하려면 고객들이 만족할 만한 상품과 서비스를 더 늘려야 한다”며 “상품 다변화와 글로벌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