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1년 전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하면서 내세운 전망과 근거들이 대부분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이 현재까지 3조2000억원을 지원했지만, 대우조선의 경영 상황은 오히려 더 나빠진 배경에는 산은의 ‘장밋빛 전망’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은 지난해 10월29일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를 통해 한국수출입은행과 함께 4조2000억원을 대우조선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같은해 7~10월 삼정KPMG가 작성한 대우조선 실사보고서를 근거로 내린 결정이었다. 산은은 대우조선이 2016년부터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100억달러(약 11조원) 이상의 수주 실적을 기록하고 부채비율은 500%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하지만 현실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수주액은 1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만 1조1894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7000%를 넘어섰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은이 현실성이 부족한 장밋빛 전망을 근거로 지원을 결정했고, 그 결과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고도 대우조선을 살리지 못한 최악의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