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장병 ‘화합의 장’ >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앞줄 오른쪽 첫 번째)과 박희수 해병대 연평부대 소령(두 번째)이 지난 8일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 운동장에서 직원·장병 친선 축구대회에 앞서 시축을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 직원·장병 ‘화합의 장’ >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사장(앞줄 오른쪽 첫 번째)과 박희수 해병대 연평부대 소령(두 번째)이 지난 8일 현대오일뱅크 충남 대산공장 운동장에서 직원·장병 친선 축구대회에 앞서 시축을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제공
지난 8일 현대오일뱅크의 충남 대산공장 운동장에서 특별한 축구대회가 열렸다. 해병대 출신 현대오일뱅크 임직원과 해병대 연평부대원들이 한데 어울려 운동장을 누볐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부터 매년 사내 체육대회에 연평부대 장병을 초청해 축구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는 30여명을 초청했다. 직원들은 독일 축구 리그 분데스리가를 패러디해 이 경기를 ‘군대스리가’라고 부른다.

지난해까지는 해병대 출신 현대오일뱅크 임직원과 현직 해병대원이 직원팀(OB)과 장병팀(YB)으로 나눠 경기를 치렀다. 첫해인 2012년에는 권오갑 전 사장(현 현대중공업 사장)이 OB팀 선수로 뛰기도 했다. 4년간 성적은 체력과 기량이 앞선 장병팀의 전승이었다. 올해는 5주년을 기념해 우정을 나누자는 취지에서 직원팀, 장병팀 구분 없이 선수를 섞어 경기했다. 행사에 참가한 박희수 소령(연평부대 인사과장)은 “현대오일뱅크의 관심과 후원이 장병들의 사기 진작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연평부대의 인연은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권 사장은 연평부대 장병 2명이 전사했다는 뉴스를 접하자마자 당일 임원회의를 취소하고 전사 장병이 안치된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달려가 애도를 표했다. 이듬해 1월2일 연평도 포격 현장을 찾기도 했다. 당시 그는 “마치 부하 직원의 일처럼 마음이 아프고, 내가 그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권 전 사장은 1976년부터 13개월간 연평부대 장교로 복무해 해병대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문종박 현 사장은 당시 경영지원본부장으로 권 사장과 함께 국군수도병원을 찾았다. 현대오일뱅크 임직원은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 4600만원의 성금을 모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포격으로 폐허가 된 학교 급식시설을 새로 공급하고 교사들을 충남 대산공장에 초청하기도 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한국경제신문사와 국방부의 ‘1사1병영 캠페인’을 통해 더 깊어졌다. 현대오일뱅크는 2012년 연평부대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이후 지금까지 200여명의 연평부대 장병을 산업시찰, 체육대회, 드림콘서트 등 사내외 행사에 초청했다. 현대오일뱅크 임직원은 신입사원 안보 견학, 임직원 자녀 해병대 캠프 등을 통해 지금까지 400여명이 연평부대를 찾았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