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은 인구증가세 둔화에다 누진제 탓으로 사용량 정체
농업용이 증가 폭 가장 커…심야 전력은 감소 추세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의 전력사용량은 4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택용 전력사용은 2013년 이후 정체된데 비해 산업용은 10년간 꾸준히 늘어나면서 가정용의 두 배 수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9일 한국전력이 집계한 '10년간 국가 전력사용량 변화'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전력사용량은 2006년 34만8천917GWh에서 48만3천655GWh로 38.7% 늘었다.

용도별로 보면 등유 등 다른 에너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가가 낮은 농업용 전력사용량이 2006년 7천636GWh에서 2016년 1만5천702GWh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산업용은 18만3천67GWh에서 27만3천548GWh로, 일반용은 7만7천809GWh에서 10만3천679GWh로 각각 49.4%와 33.2%가 늘었다.

주택용은 5만3천912GWh에서 6만5천619GWh로 21.7% 증가했다.

10년간 꾸준히 늘어난 농업용이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9년을 제외하면 증가세를 유지한 산업용과 달리 주택용은 2013년 이후 주춤한 상태다.

주택용 전력사용량은 2013년 6만5천815GWh로 10년 내 가장 많은 사용량을 보였다가 2014년 6만4천457GWh, 2015년 6만5천619GWh로 내려앉았다.

주택용 전력사용량이 주춤한 것은 과거와 달리 인구가 크게 늘지 않는 데다가 주택용에는 다른 용도의 전기요금과 달리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기를 많이 써서 누진구간을 한 단계 넘어가게 되면 전기요금은 훨씬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에 전력사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전은 다만 "주택용 전기요금의 연평균 증가율은 2.4%로, 2006년 이후 인구증가율 연평균 0.58%를 웃도는 수준이었다"며 "특히 주요 가전제품의 보급이 늘고 1∼2인 가구 증가 등 가구구성원이 변화하면서 1인당 전력사용량이 증가 추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전체 전력사용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산업용이 56.6%로 가장 많았다.

2006년(52.5%)과 비교하면 4.1%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농사용은 2.2%에서 3.2%로 증가했다.

반면, 일반용은 22.3%에서 21.4%, 주택용은 15.5%에서 13.6%로 줄었다.

심야 전력은 2010년 이후 감소세를 나타냈다.

2006년 1만8천818GWh에서 2010년 1만9천690GWh까지 늘었던 심야 전력은 2011년 1만8천607GWh로 떨어진 뒤 2015년 1만4천75GWh까지 감소했다.

한전은 "심야 난방수요가 크게 늘면서 심야 전력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요금정책이 선회했기 때문"이라며 "높은 수준의 요금 인상과 신규계약 대상 제한, 신규계약자의 가구당 계약전력 제한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