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시안공장도 100억달러 가까운 투자 추정

SK하이닉스가 중국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인 양쯔(揚子)강 삼각주 중심부에 위치한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공장에 투입한 누적 투자액이 올 연내에 100억달러(약 11조1천500억원)를 돌파할 전망이다.

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4년 8월 우시시와 투자계약을 체결한 SK하이닉스는 이듬해 4월부터 1기 투자를 시작한 이후 지속해서 투자를 늘려왔으며, 올해 말까지 예정된 5기 투자가 완료되면 누적 투자 규모가 105억6천만달러(약 11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시 공장은 SK하이닉스 D램 생산의 절반가량을 맡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의 성공적 가동에 힘입어 D램 시장 점유율 세계 2위 업체로 자리를 굳혔다.

우시 공장은 단일 라인으로는 중국내 최대 규모 외자 법인이다.

우시 공장이 있는 장쑤성은 2000년대부터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려왔다.

중국이 최근 중앙·지방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지원과 칭화유니그룹(紫光集團)의 급부상 등으로 반도체 굴기(堀起·우뚝 섬) 전략을 본격화했지만, 실제로는 지난 2001년부터 반도체 산업을 세계 1위로 키우려는 '909프로젝트'를 가동했고 그 중심에 장쑤성이 포함된 양쯔강 삼각주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공장을 통해 상계관세에 따른 통상압박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했고 투자재원을 필요로 했던 최신 300㎜ 웨이퍼 팹(공장) 설립을 위한 중국 현지금융 조달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010년 지분 100%를 인수한 ST마이크로와의 합작을 통해 낸드플래시 개발과 양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와 달리 중국 중서부 개발의 중심인 산시성(陝西)성 시안(西安) 공장에 100억달러 가까이 누적투자를 해왔다.

삼성전자는 2012년 시안 공장 기공식 때 70억달러(약 7조8천억원)를 투자하겠다고 공표했고, 그 이후에도 매년 보완투자가 이뤄지고 있어 실제 투자액은 10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만 매년 10조원 이상 설비투자를 하고 있고, 국내에도 단일 라인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평택 반도체 산업단지에 15조6천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TrendForce)는 중국내 4대 반도체 클러스터의 2015년 매출 총액(3천610억위안, 한화 약 60조원) 분포를 분석했다.

트렌드포스 분석에 따르면 중국내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이 있는 양쯔강 삼각주로 이 지역 반도체 공장의 2015년 매출 합계는 1천792억위안(약 3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선전(深천<土+川>), 주하이(珠海), 광저우(廣州)로 이뤄진 주강 삼각주 클러스터가 688억위안(약 11조원), 베이징·톈진(天津)을 포함한 보하이(渤海)만 클러스터가 625억위안(약 10조3천억원), 시안·청두(成都)·우한(武漢)으로 이어진 중서부 클러스터가 505억위안(약 8조3천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