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25만명 방한 추정…호텔ㆍ여행업계도 특수

중국 최대 황금연휴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맞아 25만 명에 달하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한국을 방문,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의 유커 매출이 20∼40%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대규모 쇼핑·관광 축제 '코리아 세일 페스타'가 시작된 지난달 29일부터 국경절 연휴가 이어진 지난 6일까지 서울 소공동 본점의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브랜드별 유커 매출 신장률(은련카드 기준)은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135%), 구찌(132%), 입생로랑 화장품(88%), 마이클 코어스(63%)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유커들의 구매 건수가 가장 많은 브랜드는 젠틀몬스터였고, 입생로랑(화장품)과 샤넬(가방·의류 등 잡화)이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이어 LG생활건강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후'와 아모레퍼시픽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가 각각 4, 5위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에서 이 기간 유커 매출은 전년 대비 35.3% 증가했다.

특히 무역센터점의 유커 매출 신장률은 68.7%로, 유커 방문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세계백화점의 유커 매출 신장률은 44.3%였다.

상품군별로 생활(196.1%), 식품(96.7%), 스포츠(82.0%), 명품(53.5%), 여성의류(54.5%), 남성의류(39.2%) 등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는 이달 1∼6일 중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신라면세점은 9월 29일부터 10월 6일까지 유커 매출이 18% 늘었다.

대형마트도 서울 도심 및 제주 지역을 중심으로 중국인 매출이 증가했다.

이마트는 이달 1∼6일 은련카드 결제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 늘었고, 결제 금액은 7% 늘었다고 밝혔다.

전체 은련카드 이용 건수의 70%가량이 제주 서귀포·신제주·제주점과 서울 청계천·용산·왕십리점 등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서 발생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서울역점의 중국인 매출이 22.2%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커가 주로 구매한 품목은 과자(매출 비중 25.5%), 건해조류(7.8%), 가공대용식(7.6%), 신선건강식(7.6%), 커피·차(7.1%) 등으로 나타났다.

유커는 특히 허니버터칩, 브라우니, 바나나맛 파이 등 과자류와 김, 라면, 포장용 삼계탕, 허니버터아몬드 등을 많이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호텔 업계도 국경절 특수를 누렸다.

이번 국경절 연휴 한국을 찾은 유커 수는 최대 25만이 될 것으로 추정됐다.

여행업협회 관계자는 "정확한 방문객 수는 집계를 해봐야 알겠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작년 국경절뿐 아니라 2014년보다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최근 개별 관광객으로 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서 단체 관광객보다도 개별 관광객이 더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신라스테이는 중국 고객들이 주로 찾는 광화문, 마포, 서대문, 구로의 9월 29일∼지난 6일 투숙객이 직전 주보다 평균 15% 늘었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유커 뿐만 아니라 코리아세일페스타와 개천절 연휴를 맞아 지방에서 올라와 묵는 내국인 투숙객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등을 이용하는 개별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일부 대형 호텔은 기대만큼 투숙객이 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로 유커 방한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번 국경절 유통업계 실적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백화점 관계자는 "SNS와 인터넷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유커들을 유통업계 큰 손으로 보는데, 이들 젊은 층은 사드 같은 정치적 문제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이도연 기자 gatsby@yna.co.kr,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