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한 '구글 어시스턴트' 미래 혁신의 중심"
에코와 맞설 가정 비서 '구글홈', 가격경쟁력 갖춘 '데이드림' 헤드셋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의 최강자인 구글이 4일(현지시간) 사상 최대의 하드웨어 공개 행사를 통해 자신들의 힘을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이번 행사에서 공개된 새 스마트폰 픽셀, 픽셀XL과 스마트 스피커 '구글홈', 와이어리스 라우터, HD를 지원하는 TV 스트리밍 기기 '크롬캐스트 울트라', 데이드림 VR 헤드셋 등은 인공지능 중심의 서비스와 하드웨어 부분의 통합과 강화라는 구글의 전략을 그대로 보여줬다.

그동안 구글 내에서 뒷전으로 밀렸던 하드웨어 부분이 서비스나 소프트웨어 등 다른 부분과 대등한 수준으로 올라서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모바일기기 OS와 서비스 시장에서 압도적 지배력을 보여왔던 구글이 본격적으로 하드웨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취지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 핵심은 '구글 어시스턴트' = 구글의 새로운 어시스턴트 소프트웨어는 이날 공개된 핵심 하드웨어인 픽셀폰과 스마트 스피커 구글 홈을 강력하게 만드는 핵심이었다.

'오케이 구글'이라고 부른 뒤 필요한 것을 말로 지시하면 '구글 어시스턴트'는 집의 불을 켜고, 가까운 운동점을 찾아 주거나 식당을 예약해 준다.

그곳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을 제시해 주기도 한다.

새 어시스턴트 기능은 구글 검색 기능과 구글 지도 서비스의 축적된 자료와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가능해 졌다.

릭 오스텔로 구글 하드웨어 총책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우리가 만드는 하드웨어의 중심에 있다"면서 "우리는 차세대의 혁신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호 작용 속에 있으며 그 중심은 인공지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구글이 '메이드 바이 구글(made by google)을 전면으로 내걸고 구글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새 하드웨어에 담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구글홈'은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 에코와 스마트 홈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이날부터 사전 주문을 받는 129달러짜리 구글홈을 구입하면 6개월간 무료로 유튜브 레드를 이용할 수 있는 프로모션도 내놓았다.

◇ '데이 드림' 헤드셋 = 픽셀폰과 결합해 사용하는 데이 드림 VR 헤드셋은 구글이 내놓은 첫 번째 헤드셋이다.

데이 드림 플랫폼을 지원하는 어떤 전화기와도 호환성을 지닌 이 헤드셋은 초경량의 부드럽고 안락한 소재를 택한 것이 눈길을 끈다.

유튜브 앱을 통해 360 VR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고 클릭 한 번으로 주변 도로를 탐색할 수도 있다.

닌텐도의 위 원격조정기와 같이 손으로 쥘 수 있는 컨트롤러를 통해 동작을 추적하고 이를 게임에 활용할 수도 있다.

가격도 79달러로 오큘러스의 하이엔드 VR 헤드셋 600달러,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VR 400달러, 심지어 삼성의 기어 VR 헤드셋(99 달러) 등에 비해 가격경쟁력도 갖고 있다.

◇ 크롬캐스트 울트라와 구글 와이파이 = 스마트폰 화면을 TV 화면으로 바로 전송해 볼 수 있는 기존의 크롬캐스트를 업그레이드시킨 울트라는 HDR과 돌비 비전, 그리고 4K 스트리밍 기능을 지원한다.

울트라는 또 파워 어댑터에 통합된 이더넷 포트도 갖고 있다.

69 달러에 오는 11월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12월에 시판된다.

원형 화장품통 처럼 생긴 구글 와이파이는 기존 라우터인 온허브(OnHub)와는 달리 멀티포인트 네트워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라우터들을 연결해 더 큰 네트워크를 형성하면서 강력한 커버리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 싱글 팩은 129달러지만, 3팩은 299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오는 11월부터 사전예약을 받고 12월 시판된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