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에 3개 기구수장 공동기고…성공사례로 한국·싱가포르 거론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orld Bank), 세계무역기구(WTO) 등 3개 국제기구의 수장이 세계 경제 성장을 위한 자유무역 확대 필요성을 역설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와 김용 세계은행 총재, 호베르투 아제베두 WTO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무역이 모든 사람을 위해 작동하도록 하는 방법'(How to make trade work for everyone)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공동 명의로 실었다.

이들은 기고문에서 무역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글로벌 고성장에 기여했고 후진국들도 글로벌 무역시스템에 들어오면서 투자를 견인하고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수억 명이 빈곤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은 상품 무역이 증가하지 않은 탓에 세계 경제 성장률도 이전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무역이 늘지 않은 이유로 무역시스템 개혁이 느리게 진행되고, 관세 또는 비관세 장벽이 새로 형성되는 것을 들었다.

이들은 글로벌 경제가 성장하려면 무역의 역할이 회복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각국 정부와 세계기구가 나설 것을 주장했다.

각국 정부에는 무역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거시경제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WTO의 무역원활화조약(TFA)을 아직 비준하지 않은 국가에는 연내 비준을 촉구했다.

이 조약은 몇몇 국가의 무역 비용을 최대 15%까지 줄여 줘 무역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국제기구에는 무역장벽 철폐를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특히 글로벌 경제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서비스분야와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관세 철폐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무역이 경제에 엄청난 혜택을 주지만, 자유무역 탓에 실직과 임금상승 정체 등도 나타나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런 부작용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교육과 직업훈련, 일시적인 소득 지원, 구직활동 지원 등을 제시하면서 싱가포르와 한국, 덴마크 등을 성공적인 사례로 소개했다.

기고문은 무역을 '모두를 위한 성장엔진'으로 변모시키고 글로벌 빈곤 감축이라는 목표를 충족하려면 무역 통합을 과거로 되돌릴 것이 아니라 다시 활성화해야 한다면서 각국 정부의 정책 지원으로 자유무역을 확대함으로써 무역이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마무리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