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업계순위 20위권 진입…자산운용업계 M&A 신호탄 될지 주목

영국의 자산운용사 헨더슨이 '채권왕' 빌 그로스가 있는 미국의 경쟁업체 야누스 캐피탈을 26억 달러(약 2조9천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4일 전했다.

합병 회사 '야누스 헨더슨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운용자산은 3천200억달러(약 353조3천억원)로 늘어나 글로벌 자산운용업계 독립투자회사 중 20위권 내로 진입하게 된다.

자산운용업계가 규제강화로 인한 비용증가 속에 운용수수료 인하압박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번 인수합병이 중소 자산운용사의 인수합병(M&A)을 가속할지 주목된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두 회사는 이번 인수합병으로 사무실이나 IT 비용을 최소 1억1천만 달러(1천215억원) 줄여 수익이 1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주가가 10% 넘게 치솟았다.

헨더슨의 주가가 17%, 야누스는 13% 각각 폭등했다.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야누스 캐피털은 미국 주식·채권펀드를 유럽에 판매하고, 헨더슨은 야누스 캐피털을 통해 글로벌 주식·채권펀드의 미국과 일본시장에 접근도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털 펀드매니저는 이날 성명에서 합병 회사가 "더 큰 세계적 규모"를 갖추게 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피터 레나르도스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헨더슨과 야누스 모두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있었다"면서 "이것은 방어적인 인수합병"이라고 평가했다.

헤일리 탐 씨티 애널리스트는 "더 많은 자금이 패시브 펀드로 몰려가면서 액티브 자산운용사들 간의 경쟁은 격화되고, 결국에는 최고만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뱅가드나 블랙록과 같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운용사들이 저가 수수료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액티브 자산운용사들의 운용자산 감소가 두드러졌다.

데이터제공업체 모닝스타에 따르면 패시브 펀드의 운용자산은 2007년 이후 액티브 펀드 운용자산보다 4배 이상 빠르게 증가해왔다.

미국에서만 2013년 이후 패시브 펀드 운용자산이 2조 달러 늘었다.

작년에 글로벌 자산운용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 떨어졌다고 컨설팅회사 케이시 ?은 분석했다.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글로벌 자산운용업계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더 과감한 조처를 하지 않으면 2018년에 이익의 3분의 1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윌 라일리 기네스 글로벌 머니매니저스 펀드매니저는 "두 회사의 고객층은 상호보완적"이라며 "두 회사는 각각 글로벌 50위권의 중형 자산운용사였다가 서로 합치니 20위권으로 도약하게 돼 이제 최상위권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