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가 해외자원개발 자산 가운데 절반을 축소해야 할 자산 혹은 매각해야 할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베스트 자회사 인수 과정에서 투자 실패로 5천억원 이상의 손실을 내며 도마 위에 올랐던 석유공사가 전반적인 해외자원개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4일 석유공사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157개 해외자산을 '티어(Tier)1'에서부터 '티어4'에 이르기까지 네 단계로 구분했다.

고수익 가능성이 큰 티어1에는 49개 자산이 들어갔고, 전략가치는 낮지만 수익성은 높은 티어2에는 34개 자산이 포함됐다.

그러나 수익성이 낮아 점진적으로 축소하기로 한 티어3 그룹에 30개 자산이 포함됐고, 수익이 적은 것은 물론 전략적 가치도 낮아 매각 및 청산 대상으로 삼는 티어4 자산에도 44개가 들어갔다.

사업 축소 대상인 티어3과 매각 대상인 티어4를 합치면 74개로, 전체 자산의 47.1%에 해당한다.

석유공사는 이처럼 자산들을 분리하기는 했지만 이들을 빠르게 정리하거나 매각하지는 않을 방침이라고 이 의원은 전했다.

지금의 저유가 상황에서는 제값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이 의원은 유가가 다시 회복되지 않고 저유가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석유공사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석유공사의 황당한 자산매입과 부실운영도 문제이지만 이를 방조하고 부추긴 정부 당국의 책임도 못지않다"며 "국회에 정부와 국회, 공사가 참여하는 해외자원구조조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합리적 구조조정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hy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