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채무면제상품 재판매 눈치 보기
카드업계가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판매가 중단된 채무면제·유예상품(DCDS)을 온라인상에서 다시 팔지를 놓고 치열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2~3곳의 카드회사가 연내 DCDS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DCDS는 매월 일정 수수료를 낸 회원에게 사망 질병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카드 채무를 면제하거나 결제를 유예해주는 일종의 보험 상품이다. 가입 회원은 매월 카드 이용금액의 약 0.35%를 수수료로 납부해야 한다.

이 상품은 주요 판매채널인 전화상담 과정에서 유료 상품을 무료인 것처럼 설명했다는 이유 등으로 불완전판매 논란에 휩싸여 지난 8월 신규 판매가 중단됐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그동안 적잖은 수익을 안겨준 DCDS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201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7개 주요 카드사가 벌어들인 DCDS 판매 수익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DCDS를 온라인으로 판매하면 모든 가입 조건에 소비자 동의를 받을 수 있는 등 불완전판매 위험이 적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판매 역시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지는 미지수다. 카드사 관계자는 “DCDS라는 상품 자체가 ‘불완전판매 상품’인 것처럼 낙인이 찍힌 상태”라며 “이 때문에 온라인 DCDS를 누가 먼저 내놓을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가 2010년 온라인 DCDS를 선보였지만 판매 부진으로 1~2년 만에 자취를 감춘 것도 부담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