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1천450명 줄어…보험사 직원도 5년 전 수준
증권사 직원만 최근 1년새 2천명 증가


저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금융권 일자리가 계속해서 쪼그라들고 있다.

은행 직원 수는 10년 전 수준으로 줄었고, 보험사 직원 수도 5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시중은행과 국책은행 등 특수은행 직원 수는 모두 13만2천170명이었다.

이는 2006년 12월 말(13만990명)의 이후 9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것이다.

은행 직원 수는 2008년 12월 말 13만9천840명에 달했으나 이후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작년엔 은행들이 희망퇴직·명예퇴직을 대거 시행하면서 한 해 동안 직원 수는 1천661명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1천450명이 줄어 감소 폭이 더 가팔라졌다.

KB국민은행 직원이 407명 감소했고 우리은행(167명), 신한은행(123명), IBK기업은행(100명) 순으로 감원이 많이 이뤄졌다.

은행들은 희망퇴직을 상시화해 직원들을 내보내는 동시에 신입사원 채용 규모는 줄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은행들이 낸 대졸 공채 규모는 지난해(634명)의 40% 수준에 불과했다.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한 곳은 신한·SC제일은행 정도다.

현재 진행 중인 은행권의 하반기 채용 규모도 1년 전보다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모바일·인터넷뱅킹 활성화로 은행 점포 수가 연간 100개 넘게 줄어들고 있는 점도 은행권 일자리 감소를 가속화하는 요소다.

올해 6월 말 현재 시중은행 점포 수는 5천297개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5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84개 줄었다.

보험업계도 구조조정을 꾸준히 이어간 결과 임직원 수가 5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보험업계의 임직원 수는 총 5만9천444명으로, 이는 지난 2011년 12월 말의 5만7천861명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보험업 전체의 임직원 수가 6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도 4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임직원의 감소는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에 공통적으로 발생한 현상이다.

생보업계의 임직원 수는 6월 말 현재 2만7천105명으로 2011년 6월 말의 2만6천717명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손해보험업계 역시 올해 6월 말 3만2천339명의 임직원 수를 기록해 2012년 6월의 3만1천868명 이후 가장 적어졌다.

전반적인 경기 불황에다 저금리에 따른 역마진 위험까지 심화하면서 지난 수년간 보험업계가 구조조정을 진행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인력 감축의 흐름은 올해도 계속됐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MG손해보험, 알리안츠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이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6월 들어 메리츠화재가 '대형 점포전략'을 도입해 점포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희망퇴직을 받았고 현대해상 역시 100여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진행한 터라 하반기에도 인력 감축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장기화하는 데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의 도입 등 앞으로도 업계에 난제가 많아 허리띠를 졸라매는 곳이 더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과 보험회사 직원이 크게 줄었지만 증권사 직원은 증가하는 모습이다.

올해 6월 말 증권사 직원 수는 3만7천358명으로 1년 새 2천43명 늘었다.

그러나 업황이 좋아 일자리가 늘어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2013∼2014년 대규모 감원을 통해 은행·보험사에 앞서 직원 수를 6천명 가까이 줄였다.

2013년 증권사 직원 수가 3천111명 줄었고 2014년엔 2천757명, 작년에도 148명 감소했다.

이후 사정이 조금 나아지자 인력 채용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한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사람을 뽑고 있다"며 "공격적 영업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대형사를 위주로 직원 채용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