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아동성장지연'(child stunting)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국가들을 공개석상에서 거명하겠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27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연임된 김 총재가 자사와 인터뷰에서 매년 열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연단에 올라 아동 성장지연을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국가들을 거명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김 총재는 "매년 (그 나라들의) 잠재적 투자자들 앞에서 '이 나라는 아동 성장지연 퇴치에 진전이 없는 나라다.

이것은 당신이 투자한 일터의 노동자들의 질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성장지연 아동을 오는 2023년까지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고 이후 7년에 걸쳐 제로로 만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런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의 하나로 이런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했다.

김 총재는 페루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이 목표가 달성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장지연 아동을 둔 부모와 이들을 치료하는 병원들에 아동 상태가 나아지면 지원금을 매월 제공하고 그렇지 않으면 중단하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2000년대 중반 28%이던 페루의 성장지연 아동 비율을 7년 만에 14%로 떨어뜨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012년 기준으로 전 세계 5세 미만 아동 6억6천700만명 가운데 24%인 1억6천200만명이 성장지연 아동으로 분류된다.

이 비율이 인도는 38.7%, 파키스탄은 45%, 아프리카 DR 콩고는 70% 등에 각각 달한다.

아동 성장지연의 주된 원인은 영양실조다.

신체적으로 발달이 덜 된 상태에서 태어나거나 영유아기에 영양실조를 겪기 때문이다.

아울러 불량한 위생 환경에 따른 잦은 설사 등 감염 재발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