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가게에서 로봇이 주문과 계산, 배달뿐만 아니라 피자 제조에도 참여한다.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N 머니와 일간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소개한 내용을 보면, 미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요람인 캘리포니아 주 실리콘밸리의 마운틴 뷰에서 로봇을 피자 제조에 투입한 줌 피자(Zume pizza)가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타트업(신생기업)인 이 업체는 집으로 배달하는 도중에 피자를 구워내는 독특한 작업에도 로봇을 투입해 손님들에게 눅눅하지 않은 바삭한 피자를 제공하는 데 앞장선다.

보도를 보면, 식당주인인 줄리아 컬린스와 마이크로소프트에서 X박스 게임을 총괄한 알렉스 가든은 로봇이 만드는 피자로 390억 달러(약 42조9천195억 원)에 달하는 미국 피자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자고 의기투합했다.

현재 미국 피자 시장의 40%를 도미노피자과 피자헛, 파파존스 피자, 리틀 시저스 등 대형 업체가 차지한다.

유튜브에 공개된 줌 피자 제작 공정을 보면, 로봇과 인간의 협력을 알 수 있다.

로봇은 단순하지만, 일관성이 필요한 소스 뿌리기, 소스 바르기, 오븐에 피자 투입 작업을 맡는다.

인간은 숙성한 밀가루 반죽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내 넓게 펴서 둥그런 피자 도우를 만들고 이를 '페페와 존'이라는 로봇에게 넘긴다.

'페페와 존'이 피자 도우 위에 토마토소스를 분사하면, 이를 넘겨받은 로봇 '마르타'가 도우에 골고루 묻도록 소스를 바른다.

피자의 핵심인 토핑은 사람이 놓는다.

손님의 주문에 따라 페퍼로니, 각종 햄, 고기, 잘게 다진 채소, 과일 등 재료를 피자 도우 위에 얹으면 로봇 '브루노'가 이를 받아 오븐에 집어넣는다.

피자는 약 426℃의 오븐에서 1분 30초간 일부분만 구워진다.

이 업체의 비장의 무기는 배달차 뒤에 장착된 56개에 달하는 이동식 오븐이다.

'빈첸시오'라는 로봇이 일부만 구워진 피자를 배달차에 올리면 배달차 뒤에 탑승한 또 한 명의 사람이 목적지 도착 4분 전 이를 3분 30초간 굽고 30초간 식힌 다음 손님의 집 앞에 가져다준다.

줌 피자는 '배달 중 굽기' 기술 특허를 지난 3월에 받았다.

이렇게 제작과 배달에 걸리는 시간은 약 22분으로 일반 피자의 45분보다 훨씬 빠르다.

주문과 결재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이뤄지며 팁은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

지난 4월 장사를 시작한 이래 구글 등 IT 업체와 스탠퍼드대 학생들이 주요 고객이 됐다.

신선한 식재료와 20가지에 달하는 맞춤형 피자 제작 조건 등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줌 피자는 오븐을 갖춘 배달 차량을 올해 말까지 2대 더 늘리고, 배달 지역도 새너제이와 베이지역으로 순차로 넓힌 뒤 궁극적으로는 미국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도미노 피자는 세계 최초로 지난 3월 피자 배달 로봇을 개발해 뉴질랜드에서 첫 테스트를 한다.

피자헛은 올해 연말 아시아 지역 매장에서 주문과 계산에 로봇 페퍼를 투입한다.

줌 피자 제작 공정을 찍은 IT매체 테크크런치의 동영상 [https://youtu.be/uFSdxwRVh8A]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