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기가 인터넷2.0' 기자간담회에서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전무)이 기가 인터넷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KT 제공
29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 기가 인터넷2.0' 기자간담회에서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전무)이 기가 인터넷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사진=KT 제공
[ 박희진 기자 ] "소비자들이 빠른 속도를 얼마나 좋아하겠냐고요? 1년 뒤에 따라왔으면서…"

KT 마케팅을 지휘하는 강국현 KT 마케팅부문장(전무·사진)이 경쟁사의 '속도 과시욕' 지적에 대해 "앞뒤가 맞지 않다"고 말했다.

29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기가 인터넷 2.0 선언' 기자간담회에서 강 전무는 "KT가 기가 인터넷을 출시하고 경쟁사들도 1년 후 따라왔다. 고객에게 가치를 주지 못했다면 왜 따라왔겠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속도 과시욕이 있는 것 같다는 LG유플러스 측 지적을 어떻게 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LG유플러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3일 자사 마케팅 전략을 설명하며 "'기가 (인터넷) 빠르다'를 고객들이 과연 좋아할까 의문이다. 이통사들이 과시욕이 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KT는 2014년 10월20일 국내 이통사 최초로 기가 인터넷을 전국 상용화했다. 출시 1년11개월 만인 지난 20일 기가 인터넷 가입자는 2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KT 인터넷 가입자 4명 중 1명이 기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

이날 KT는 기가 인터넷 출시 성과와 향후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기가 인터넷은 정체됐던 KT의 인터넷 사업을 회복시킨 것은 물론 모바일, 인터넷TV(IPTV), 와이파이 등 타사업과도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 부문장은 "2년 전만 해도 기존 대비 10배 빠른 기가 인터넷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 기가 인터넷은 과거 메가 속도 시절보다 2배 빠르게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고객들도 기가 인터넷의 가치를 충분히 체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출시 이후 가입자 증가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기가 인터넷 가입자 100만명 달성까지 약 14개월이 소요됐지만 200만명이 되는 데는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강 전무는 KT 기가 인터넷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2~3배 넓은 커버리지와 세계 최초의 '기가 와이어' 기술을 꼽았다.

기가 와이어는 기존 전화선에 기반해 최고 초당 1기가비트(Gbps) 속도의 기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구내망 교체가 어려운 노후 아파트에도 기가 인터넷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KT는 기세를 몰아 내년엔 기존 기가 인터넷 대비 10배 빠른 '10기가 인터넷'을 선보일 예정이다. 10기가 인터넷은 5세대(5G) 이동통신, 가상현실(VR) 및 홀로그램 콘텐츠 등 혁신 기술 구현에 필수 인프라란 설명이다.

KT는 10기가 인터넷을 내년부터 서울을 비롯해 전국 광역시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강 전무는 "국가 인터넷 사업이 경쟁력을 얻고 4차산업이 발전하려면 기가 인터넷은 더욱 빨라져야 한다"며 "특히 5G는 초당 20~50Gbps 속도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유선인터넷 속도가 이를 뒷받침해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